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분양가 5억 미만에 1호선 서정리역 가깝지만…폭발물 쌓인 ‘탄약고’와 동거해야한다니ㅣ고덕자이센트로

[땅집고] 이달 삼성전자 고덕캠퍼스가 있는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에 ‘고덕자이센트로’ 아파트가 분양한다. 평택도시공사가 시행하고,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아파트다. 단지는 최고 25층, 7개동, 총 569가구 규모다. 오는 28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2025년 8월 입주 예정이다.

‘고덕자이센트로’는 입지상 삼성전자 출퇴근이 편리하면서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이 가깝다. 전용 84㎡(34평) 기준으로 분양가가 5억원을 넘지 않는 것도 예비청약자 입장에선 장점으로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최근 평택시를 비롯한 수도권 외곽 집값이 수억원씩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평택시 최고입지 고덕신도시에 분양…삼성전자 배후수요 탄탄

평택 고덕신도시는 총 5만9500가구(14만5000여명) 규모로 조성한 대형 택지지구다. 부지 남쪽에 국내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산업단지를 품고 있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만 현재 1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앞으로 인력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삼성전자 출퇴근이 편리하면서, 학교 및 부지 중심에 조성된 상업시설과 가까울수록 집값이 높은 편이다.

‘고덕자이센트로’는 고덕신도시 북동쪽인 A5블록에 들어선다. 지하철 1호선 급행열차가 다니는 서정리역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입지다. 이 일대 아파트 중에선 지하철역 접근성이 좋은 축에 속한다. 서정리역을 이용하면 수원까지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다만 서울 방면은 시간이 제법 걸린다. 구로역 55분, 서울역까지는 1시간 15분은 족히 잡아야한다.

이 단지에 입주하게 되면 초등생 자녀들은 종덕초등학교를 배정받게 되는데, 학교까지 가려면 큰 길을 건너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 또 현재 고덕신도시 중심부에 조성된 메인 상권도 직선거리로 2km로 떨어져 있어 도보로 이용하기에는 좀 멀다.

■모든 가구 4베이 설계…단지 코 앞에 ‘미군 폭탄창고’

‘고덕자이센트로’는 총 569가구를 모두 전용 84㎡ 주택형으로만 구성한다. 환기와 통풍에 유리한 4베이 판상형 설계다.

A,B타입 중 선택할 수 있는데, A타입 선호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A타입은 안방에 붙은 드레스룸이 직사각형으로 무난한 반면, B타입에 설치하는 드레스룸은 오각형에 가까운 뾰족한 비정형이라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지 서쪽으로 직선 850m 거리에 미7군사령부와 51전투비행단을 지원하는 ‘알파탄약고’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알파탄약고는 1950년대 중반 들어섰으며 전투기와 폭격기 등에 쓰이는 부품을 비롯해 탄약, 폭탄, 미사일 등을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이른바 ‘폭탄 창고’로 인식되는 혐오시설이다.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알파탄약고 이전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이전에 관한 얘기는 전무한 실정이다.

■84㎡ 분양가 5억 미만으로 ‘저렴’…우울한 고덕신도시 집값 전망은 ‘부담’

‘고덕자이센트로’ 분양가는 모든 층이 5억원을 넘지 않는다. 최저 4억4571만원에서 최고 4억9576만원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발코니 확장비는 430만원 정도다. 거주 의무는 없지만 전매제한 3년, 재당첨제한 10년 규제를 받는다.

문제는 부동산경기 침체와 금리인상 등으로 평택시를 비롯한 수도권 외곽 아파트 가격이 이미 수억원씩 떨어졌다는 점이다. 84㎡ 기준으로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이 2021년 9월 9억8000만원에서 올해 2월 5억9500만원으로, 같은 기간 ‘고덕국제신도시 풍경채 더퍼스트’가 9억2700만원에서 6억1000만원으로 3억~4억원 정도 수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평택시가 미분양 증가와 집값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소 2025년까지 새아파트 분양·입주물량이 적정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도 평택 부동산전망을 어둡게 한다. 다만 고덕신도시가 삼성전자 등 산업단지 근무 인력을 배후수요로 갖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아파트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기대는 그나마 희망적이다.

평택시 고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평택 고덕신도시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락세기 때문에 ‘고덕자이센트로’를 분양받아 차익을 거두겠다는 마음으로 청약하면 안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매제한이 풀리는 3년 뒤 쯤이면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규모가 더 커질 예정이라 그 시점에선 집값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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