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 거래량 확 줄었는데…소형 평수는 잘나가네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3.18 08:48

[땅집고] “빌라 전세금에 조금만 보태도 아파트를 살 수 있대서 작은 평수로 알아보는 중이에요. 앞으로 혼자 살 수도 있는데 집 한채는 있어야죠.” (30대 초반 여성 A씨)

최근 방과 화장실, 거실을 갖춘 전용 4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뜨겁다.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외려 늘고 있다. 그 배경으로 1인 가구 증가가 꼽힌다. 분양사업을 준비하는 조합들도 이런 사회 변화에 발맞춰 소형 주택형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에서 전용 4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비중. /김서경 기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6545건으로, 전년(4만9751건) 대비 66.7%나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용 40㎡ 이하 면적의 비중은 12% 늘었다. 전용면적 20㎡ 이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2293건, 2021년 2176건으로 큰 차이가 없다.

업계에선 주택시장에도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해서다. ‘2022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비중은 2011년 33%에서 2021년 40%로 늘었다. 서울의 경우 이 비중이 43%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1인 가구 증가는 일자리와 연관이 깊다. 직주근접이 가능한 소형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가 활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임대 수요가 많기 때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 소형 아파트 전월세 회전율은 40%로 알려졌다. 단지 전체 회전율 21%보다 두 배 가량 높다. 이 단지 전용 27㎡은 868가구로, 방1~2개를 갖췄다.

최근 분양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았다. 둔촌주공 전용 29~49㎡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최근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 방1개와 화장실 1개를 갖춘 전용 29㎡의 경우 분양가가 5억원이 넘었지만, 655대 1이라는 이례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권 거래 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 인기는 꾸준하다. 경기도 수원 매교역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 등 인근 신축 단지들 중에는 전용 40㎡이하 주택형이 많다. 매교역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39㎡ 주택형은 화장실과 방, 거실을 갖춰 1인 가구에게 인기가 많다”며 “실거주를 노리고 매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 분양을 앞둔 ‘휘경자이 디센시아’도 전용 39㎡와 49㎡ 등 소형 평형을 갖췄다. 이 단지는 인근에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 등 대학교가 포진해 있다.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지역인만큼 그에 걸맞게 주택형을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땅집고] 서울시내 소형아파트 매매가 변화. /김서경 기자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가격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1인 가구 증가 추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데다, 국민평형인 전용 84㎡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여기에 주택 수요 심리를 끌어올리는 요인도 많다. 최근 아파트 매매값이 최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했고, 보금자리특례론 등 매수 지원 정책도 나왔다.

서진형 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소형 아파트 인기 이유는 1인 가구 증가도 있지만, 넓은 면적에 비해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다”며 “임대 수요가 꾸준하겠으나,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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