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우리나라도 에스컬레이터 옆에 계단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걷거나 뛰고 싶은 사람은 계단으로 가야죠!”(누리꾼 댓글)
최근 일본 주요 도시 중 하나인 나고야시가 지역 내 모든 건물의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멈춰 서 있을 것을 의무화 한 것이다. 이를 어겼다고해도 벌금 등의 제재 조치는 없다.
한국에서도 에스컬레이터의 사용 방법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걷거나 뛰는 행위를 금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급하면 어떡하냐” “무리한 규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왜 이런 논란이 벌어진 걸까. 서울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쇼핑몰 등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흔히 볼 수 있지만, 정작 올바른 사용 방법은 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나고야시는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안전한 에스컬레이터 문화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었다. 일본 엘리베이터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8~2019년 일본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1550건. 이중 절반 이상인 51.9%가 걷거나 뛰던 중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지하철 운영기관들을 중심으로 2002년 월드컵 당시 자체적으로 한줄서기 운동을 시작했다. 바쁜 사람들을 배려하는 차원이었고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것이 허용된 셈이다.
이후 2007년 행정안전부와 관련 단체들이 ‘걷거나 뛰지 않기 운동’을 도입했고, 2015년에 들어서야 에스컬레이터 이용시에는 걷거나 뛰지 말고 난간을 잡고 이용하라는 ‘승강기안전이용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상 두줄서기를 하라는 말이다.
시민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에스컬레이터에 탄 사람들이 모두 한 줄로 서있는데, 어떤 남녀가 걷는 줄을 막고 섰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분이 비키라고 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한줄서기와 두줄서기 중 대체 뭐가 맞는 걸까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한줄서기와 두줄서기 중 옳은 것을 따지기 보다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걷지 않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뛰는 것은 물론, 걷는 행위도 위험하다는 것. 황수철 한국승강기대 석좌교수는 “에스컬레이터는 가만히 서서 타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걷다가 사고가 날 경우 사용자 과실을 100%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걸을 경우 발판에는 가만히 서 있을 때에 비해15~20배 수준의 충격이 가해진다”며 “에스컬레이터에선 절대 걸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표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이사장 역시 한 방송에서 "에스컬레이터 관련 사고 중 80% 이상이 보행자가 넘어지면서 발생한다"며 "뛰거나 움직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디딤판 높이가 건축법에서 정한 계단 최고 높이인 18cm보다 6cm가 높은 만큼, 계단보다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서울교통공사가 발표한 5년간(2017년 1월∼2021년 9월) 서울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넘어짐 사고는 총 257건이었다. 한 달 평균 4.5건이 발생한 셈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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