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 건수가 처음으로 월간 1000건을 돌파했다.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규모도 254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서울 강서구, 인천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발생한 깡통전세·전세사기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건수는 전달(968건) 대비 15% 오른 1121건이다.

2월 수도권에서 발생한 보증사고는 999건이었다. 지방은 122건이었다. 사고율도 수도권(8.4%)이 지방(2.8%)보다 배로 높았다. 서울에서는 지난달에만 299건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자치구 중에서는 강서구가 102건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금천구(32건), 구로구(28건), 양천구(2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서울 서남권 지역으로, 다세대주택이 많은 곳이다.

보증 사고 금액도 2542억원으로 전월(2232억원)보다 310억원(13.9%) 증가했다. 사고율도 5.8%에서 6.9%로 상승했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 집계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액)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보증 사고로 인한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2월 1911억원(834가구)으로 전달(1694억원)보다 217억원(12.8%) 늘어났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1억원에 불과했던 대위변제액은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6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2월까지 누적 대위변제액은 3605억원에 달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가구 수도 지난달에만 2만5719가구로 전월(2만3241가구)보다 늘었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다소 하락했다. 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3%로 전달(72.5%)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추월하면 이 비율이 높아지는데,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전세가율은 해당 월을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의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책정된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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