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 노른자 땅에 오피스텔?" 쇼핑몰 고대하던 광주 부글부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3.14 07:53

[땅집고] 지하철 경강선 경기광주역 앞 상업1용지. 당초 대형쇼핑몰이 들어선다고 알려졌지만, 지난해 광주시가 이 땅에 오피스텔 건축을 허용하면서 쇼핑몰 건립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 광주시에서 노른자땅으로 꼽히는 경강선 경기광주역 바로 앞 상업 부지에 오피스텔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계획했던 대형 복합쇼핑몰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광주시가 부지 용도완화를 통해 오피스텔 건축을 허용하면서다.

그동안 복합쇼핑몰 건립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주민들은 광주시가 지역 사회와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자체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부지 쓰임새를 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광주시, 대형 쇼핑몰 짓는다더니…9년째 빈 땅 방치

[땅집고] 지하철 경강선 경기광주역 앞 상업1용지는 광주시 일대에서 노른자땅으로 꼽힌다. /강태민 기자


경강선은 경기 광주시를 지나는 유일한 지하철 노선이다. 이 노선 경기광주역 1번 출구 맞은편에는 총 3만2398㎡ 규모 빈 땅이 자리잡고 있다.

이 부지는 광주시가 2015년부터 광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하는 상업1용지다. 당초 이 곳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해 지역 편의시설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부지 용도를 판매·업무·문화집회시설 등으로 제한해왔다.

그동안 경기광주역 바로 앞 부지에 현대백화점, CJ몰 등 대형 유통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입점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이에 역 인근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이 일대 토지를 사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개발 계획이 나온 지 9년째인 지금까지도 경기광주역 앞 상업1용지는 수풀만 무성한 나대지로 방치돼있다. 광주시가 이곳에 쇼핑몰을 개발할 만한 기업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주시가 2020년 6월 광주역세권 상업용지에 대한 민간기업 투자 공모를 진행했는데, 참여하겠다는 기업이 없어 최종 유찰됐다.

■쇼핑몰 유치 실패한 광주시, 오피스텔 허용으로 민간기업 참여 유도

[땅집고] 지난해 광주시가 광주역세권 상업1용지를 용도변경해 오피스텔 건축을 허용했다. /광주시


광주시는 광주역세권 상업1용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지 용도를 완화하는 카드를 꺼냈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 심의를 거쳐 이 땅에 오피스텔 건축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 실시계획변경인가 고시에 따르면 이 부지는 건폐율 80%에 용적률 600%인데, 용적률의 2분의 1 내외에서 오피스텔 건축을 허용한다.

이어 광주시는 광주역세권 상업1용지 개발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하기로 했다. 광주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시는 2022년 제 4회 추가경정에서 광주도시관리공사에 255억원을 증액 편성해 SPC 출자금을 확보했다. 앞으로 광주시와 광주도시관리공사가 상업1용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간기업과 함께 본격 개발 사업에 나서, 이 땅에 오피스텔 등을 지어 분양한 뒤 수익을 나눠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미래전략사업본부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이달 중 용지 공급에 대한 공모를 낼 예정이다”며 “시장 조사는 했지만, 이 공모에 정확히 어떤 기업이 입찰할지는 미정인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사회와 약속 파기” VS “어쩔 수 없는 선택”

광주시가 역세권 알짜 부지에 오피스텔 건축을 허용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역 주민들 반응이 곱지 않다. 그동안 이 땅에 대형 복합쇼핑몰을 유치할 것이라는 지자체 말을 믿고 생활 불편을 참고 견뎠는데, 부지가 사실상 아파트나 다름 없는 오피스텔로 채워지면 지역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광주시민이라고 밝힌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광주시는 베드타운 확정으로, 더 이상 지역 발전이 없을 것”이라며 “경기 동부권 중심역 노른자땅을 홀라당 팔아먹는 건 막아야하지 않겠느냐”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용도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첫 도시개발계획을 세웠던 시기와 현재 유통업 구조가 크게 바뀌면서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꺼려해, 광주역세권도 대형쇼핑몰을 유치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것. 이에 오피스텔 건축을 허용해서라도 민간 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역마다 핵심 건축물이 들어서기로 했던 부지가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용 건축물을 짓는 땅으로 용도 변경되는 일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전문가는 “현재 불경기인 상황에서 대형 유통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제한적인데, 시공비까지 오르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을 신축하려는 회사가 극소수”라며 “지역 주민들 입장에선 대형 상업시설 유치로 인한 경제 활성화 및 고용 유발을 바라겠지만, 지자체 입장에서는 부지를 나대지로 방치하는 것 보다는 용도 변경해 개발을 마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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