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상에…여자 화장실에 밖이 훤히 보이는 창문이 달려 있어요. 밖에서 용변칸이 훤히 보이는데, 블라인드 조차 없어서 너무 충격받았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A씨의 글)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 내 여자 화장실이 논란이다. 화장실 변기 뒤에 투명한 창문이 설치돼, 안팎이 훤히 보이는 구조라는 것. 공용 화장실은 범죄에 취약해 창문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환기를 위해 창문을 다는 경우도 더러 있다. 단, 변기가 보이지 않게 높게 설치되거나 시트지 등으로 반투명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곳의 창문은 크기도 큰 데다 웬만한 성인 키라면 볼 수 있는 높이에 달려 있다.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 화장실은 안에서 주차장이 보일 정도로 큰 창문을 설치했다. 주차장에서도 화장실 내부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특히 A씨는 자신의 키가 평균 여성 키인 162cm인데, 바깥에서 창문으로 화장실 내부를 보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인 남성이라면 고개를 숙이지 않고도 누구나 화장실 내부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A씨는 "화장실은 누구라도 쉽게 드나드는 주차장 입구 바로 앞에 있다"면서 "블라인드 조차 없어 충격 받았다. 너무 황당하다"고 전했다.

누가 보더라도 당황스럽기 짝이없는 화장실인데, 그간 사건사고는 없었던걸까. 건물이 준공된 해는 2018년으로, 그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더구나 ‘올바른 공중 화장실 문화 만들기’에 앞장서온 수원시가 이러한 화장실을 방치했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취재 결과 이 화장실 해당 칸은 건물이 지어진 지난 2018년부터 이 커다란 창문으로 인해 사용이 중지됐으나, A씨가 사용한 날만 잠시 개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 간 사용자가 없었기 때문에, 논란이 될 일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건물 소유주 측은 준공 이후 커다란 창문으로 인해 불편이 예상되자 화장실 해당 칸을 잠궈뒀고, 이후 간혹 휴지나 세제 등 비품을 두는 용도로 활용했다. 특히 이 화장실은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없는데도 사용자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준공 허가에 화장실 창문이 문제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원시는 논란이 불거진만큼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청소자원과를 통해 해당 건물 관리자에게 화장실 창문을 가리는 등 시민 불편함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을 세워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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