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GS건설이 서울 성북구에 공급하는 ‘장위자이레디언트’가 일반분양 당첨자들과 옵션 계약을 앞두고 옵션 시공업체를 전격 교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옵션 계약 직전 시공업체가 바뀌는 경우가 매우 이례적인 데다, 기존 업체에 비해 시공실적이 떨어지는 업체로 변경하면서 의혹의 표적이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간 옵션 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GS건설은 옵션을 계약 3일 전인 지난 달 23일 수분양자들에게 시스템에어컨 시공업체를 변경하는 내용의 정정 공고를 냈다. 정정공고에 따르면 당초 이 단지 시스템에어컨 시공업체를 기존 GS건설 자회사인 '자이에스엔디'에서 '비비하우징컴퍼니'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비비하우징컴퍼니는 2021년 설립된 회사다. 2022년 시공능력평가 공시현황 기준으로 시공능력평가액은 4억6900만원, 공시실적평가액은 0원이다. 자이에스엔디(시공능력평가액 27억원, 공시실적평가액 6400만원)에 비해 실적 및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다.

입주예정자 A씨는 "신설업체가 시공을 해서는 안된다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영세 업체인데다 대규모의 단지에 에어컨을 설치했던 경험이 없는 만큼 추후 폐업을 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등의 이유로 AS를 받을 수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시스템에어컨 시공업체가 변경된 이유를 묻는 수분양자들의 문의에 시행사인 장위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 측은 변경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서로의 탓만 했다. 조합은 “에어컨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주체가 시공사라 왜 업체가 변경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입주자모집공고에서 “가전옵션의 계약주체는 시공사가 아닌 자이에스엔디와 조합이라 시공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분양 계약이 끝난 후 옵션 계약주체가 바뀌는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옵션 시공업체 선정은 분양 전에 이미 결정이 된다”며 “옵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업체가 바뀌는 경우는 불가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신축 아파트 각 가구에 들어가는 옵션 중 시스템에어컨은 샤시와 더불어 ‘노른자위’ 사업으로 분류된다. 가구당 4대의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되는데, 그 비용이 6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위자이레디언트 공급 규모가 284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사업비가138억원 정도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옵션 사항이어서 선택하지 않는 가구도 있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큰 이권이 걸려 있는 문제여서 (옵션)시공업체 변경을 위한 법적 절차는 거쳤을 것”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정상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31층 31개동 총 2840가구다.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에서 100m쯤 떨어진 역세권이며 단지 주변으로 장위초, 남대문중, 석관중, 석관고 등 초·중·고교가 있다. 이마트,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CGV, 경희대병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까워 장위뉴타운에서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해 12월 1순위청약을 받았지만 고분양가 논란으로 2차례 무순위 청약, 지난달 선착순 계약을 통해 완판됐다. 장위자이레디언트는 GS건설이 분양하는 다른 단지에 비해 유상옵션의 선택지가 없고 비용이 커 입주예정자들 불만이 적지 않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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