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3번 출구 앞. 구반포역을 중심에 두고 난 삼거리에 왕복 4차선 도로만 보이고 건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반포주공 1단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대부분의 토지가 펜스에 가려있었다. 구반포역 3번 출구 맞은편 펜스에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아파트 현장 푯말이 걸렸다. 이주와 철거를 모두 마친 반포3주구(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가 4일 착공에 돌입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4일 착공식, 2026년 7월 준공 계획을 확정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공사비 갈등을 벌이다 지난달 3600억원 증액에 합의했다. 기존 지상 5층, 34개동 1490가구이던 반포3주구는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업계에선 반포주공 재건축 분양가가 평당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는 점, 3주구의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한 점이 변수로 남아있다.
■ 공사비 ‘3600억원 증액’ 극적 합의, 반포주공1단지 3주구 4일 첫삽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는 1973년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전체를 꽉 채우다시피 지은 한강변 대단지 아파트다. 당시 대한주택공사가 99개동 3590가구 규모로 지었다. 재건축은 1990년부터 추진됐다. 9호선 구반포역이 있는 신반포로를 기준으로 북측 한강변은 1·2·4주구, 남측은 3주구로 나뉘어 재건축 사업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분양이 이뤄지지 않아 재건축 기간만 30년이 넘는다. 이 일대에는 전철9호선 구반포역과 신반포역이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이고, 반포종합운동장, 세화여중·고등학교, 고속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등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3주구는 재건축 조합설립 등 절차가 더 빨랐던 반포 1·2·4주구 ‘디에이치 클래스트’(5338가구)보다 속도가 늦었지만 착공은 더 빠르다.
반포 1·2·4주구는 철거 과정에서 상가 건물 등과 마찰을 빚으며 착공 일정이 지연됐다. 지난해까지 아파트 63~64동의 철거가 이뤄지지 않았고, 상가는 서초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해 건물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다. 당초 조합은 올해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내년으로 미룬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건물 철거를 조속히 마치고 올 하반기쯤 착공해 내년쯤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공사비가 크게 상승하면서 3주구도 인허가와 착공과정에서의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4062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으나, 조합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조합과 줄다리기 협상 끝에 400억원 줄어든 3600억원 선에 합의했다. 총 공사비는 1조1748억원에 육박할 예정이다.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전체가 재건축을 마치면 반포동 일대에 총 80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공급된다. 한강변 반포본동과 반포2동이 모두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되는 셈이다.
■ 반포주공 평당가 1억원 넘어설까…재초환도 부담
최근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 3.3㎡당 예상 일반 분양가가 7700만원으로 추산되면서, 업계에선 반포주공1단지 분양가는 평당 1억원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단지 동쪽에 맞붙은 ‘아크로리버파크’ 시세가 평당 1억3000만원에 육박하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강남3구와 용산구는 아직 규제지역에 묶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재건축 단지 중 3.3㎡당 역대 최고 분양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세운 5669만원이다.
또 반포 3주구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도 걸려있다. 반포 1·2·4주구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법안이 부활하기 직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초환을 피했지만 3주구는 법안이 나온 이후 관리처분인가가 이뤄져 조합원당 약 4억원에 이르는 추가부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해 재초환 법안 개정안을 마련해 발의한 상태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반포 3주구의 경우 법안이 통과하면 조합원 부담금이 4억200만원에서 3억1500만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하지만 분양가가 상승하면 부담금은 더 늘어날 수 있고, 법안 통과도 언제 이뤄질지 미지수다.
반포3주구 조합 관계자도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부담금이 얼마나 내려갈지 확정지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3구 등 규제지역으로 남은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 문제가 쉽게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포주공 1단지는 일반분양 물량도 많기 때문에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초환 부담도 분양가를 무조건 높이기 어려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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