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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이자율 '1.2%→2.9%' 인상에…갭투자자 '세금폭탄' 비상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3.03.02 07:24
[땅집고]간주임대료 계산시 적용하는 연도별 정기예금이자율 변동 추이./이해석 기자


[땅집고] 정부가 부동산 임대보증금 간주임대료 계산 때 적용하는 정기예금이자율을 지금보다 2배 이상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증금 비중이 높은 갭투자자 세 부담이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다.

간주임대료는 임대사업자가 월세 이외에 전세 또는 월세 보증금으로부터 버는 수익을 일컫는 말이다. 월세·전세·반전세 간 조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나온 제도인데, 보증금을 예치하면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에 과세하기 위해 2011년 도입했다.

간주임대료 과세 대상은 부부합산 3주택 이상 보유한 가구다. 다만 전용면적이 40㎡ 이하이면서 기준시가가 2억원 이하인 주택의 경우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한다. 보증금에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소득금액 및 과세표준에 합산해 세금을 매긴다.

■정기예금이자율 연 1.2%→2.9%, 이례적 상승폭

3주택 이상을 보유한 갭투자자 세부담이 늘어나게 된 배경은 지난 22일 기획재정부가 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보증금에 적용하는 정기예금이자율을 2배 이상 올리면서다.

기재부는 최근 시중은행 예금 금리 인상 추세에 맞춰 현재 연 1.2%인 정기예금이자율을 연 2.9%로 올리기로 했다. 간주임대료는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뒀을 경우 발생하는 이자를 소득으로 간주하고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예금 금리와 연동이 된다. 이자율 인상폭은 그간 1% 대 이상으로 상승한 전적이 없는데, 1년 만에 1.7%포인트가 오른 것은 이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이번 이자율 인상 여파는 보증금 비율이 높은 임대인, 그중에서도 갭투자자에게 가장 크게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자율 인상폭을 반영해 세무회계여솔의 박지연 세무사가 종합소득세(주택임대사업소득만 있다고 가정)를 계산해본 결과, 보증금 비율이 높고 임대료가 적거나 없는 경우에 보증금 비율이 낮고 임대료가 많은 경우보다 세 부담이 훨씬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보증금 비율이 높고 임대료가 적거나 없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3주택 중 하나는 실거주하고,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00만원을 받는 반전세 주택, 보증금 9억원짜리 전세를 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임대료는 월세 100만원을 연 환산한 1200만원이고, 보증금 9억원에 연 1.2%의 이자율을 적용한 간주임대료는 총 864만원이다. 연 환산 임대료와 간주임대료를 전부 합산한 주택임대수입금액은 2064만원이고,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소득세(지방세 포함)는 141만1582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올해 인상된 이자율인 2.9%를 적용하면 주택임대수입금액이 1224만원이 올라 지방세를 포함한 총 소득세는 309만 9967원으로 계산된다. 이번 이자율 상승으로 무려 168만원의 세금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보증금 비율 높고 임대료 적은 경우 ‘소득세’ 직격탄

반면 보증금 비율이 낮고 임대료가 높은 경우에는 세액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수익은 간주임대료에 반영되지 않아 정기예금이자율 인상에 따른 타격이 없다.

총 3주택 중 하나는 실거주하고,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받는 주택, 보증금 3억5000만원에 월세 130만원을 받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난해 기준 지방세를 포함한 총 소득세는 266만 9594만원이다. 2.9%의 이자율을 적용한 올해 소득세는 309만1691만원으로 42만2096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보증금이 많고 임대료가 낮거나 없는 사례보다 세액 차이가 아주 작다.

박지연 세무사는 “이번에 정기예금이자율이 1.7%이 오른 건 아주 이례적인 일로 다주택자들 중에서도 보증금 비율이 높은 갭투자자들의 세 부담이 매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린다고 해도 어차피 월세에 과세하기 때문에 조삼모사 격이 될 수 있다”며 “3주택자인 경우에 주택을 하나 정리한다면 간주임대료 과세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주택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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