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리석 아트월, 비스포크 냉장고, 에어드레서….’
청약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최근 새 아파트마다 다양한 옵션 상품을 내세워 수요자 관심을 끌어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과거 미국 아파트에서 유행했던 다소 기괴한(?) 옵션이 눈길을 끈다. 바로 ‘베이비 케이지’(baby cage)다.
베이비 케이지란 아파트 창문 밖에 갓난아이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사각형 철망으로 일종의 유아용 야외 침대다. 가로, 세로 각각 1m 남짓한 크기다. 갓난아이를 넣는 철망을 아파트 옵션으로 제공했다니 현재 통념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런 옵션이 등장한 1900년대 초 미국에서는 공기를 통해 전염하는 결핵이 대유행이었다. 이에 환기를 자주시켜야 전염병을 퇴치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했다. 하지만 성인과 달리 아직 걷지 못하는 갓난 아이들은 바깥 공기를 쐬기 어려웠다. 이에 미국 워싱턴에 살던 엠마 리드(Emma Read)라는 여성이 1922년 갓난아이도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도록 돕는 휴대용 아기 상자인 베이비 케이지를 고안하고 특허까지 출원한 것이다.
아기의 손발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살이 촘촘한 사각형 철망을 창틀에 내건 뒤, 철망 바닥에 부드러운 천이나 담요를 깔고 아이를 넣어두기만 하면 끝이다. 당시 베이비 케이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 도구를 옵션으로 설치한 아파트 단지도 여럿 들어섰다. 미국 34대 대통령 영부인이자 사회운동가였던 엘레노어 루즈벨트도 자녀를 양육하며 이 베이비 케이지를 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0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부모들이 베이비 케이지를 이용하는 빈도가 급감했다. 갓난아이 육아와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고 산업화와 도시화로 더 이상 바깥 공기가 갓난 아기에게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언론에서 보도한 베이비 케이지 관련 사고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추락사고가 없었다니 의외로 튼튼하게 지었나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육아법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옛날 아기들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나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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