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통령 와도 차 못 뺄 걸" 가드레일로 손님 차 막아버린 건물주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2.25 11:39
[땅집고] 경남 마산의 한 도로 갓길에 세워놓은 차량이 콘크리트 가드레일에 꽉 막혀있다./ 온라인커뮤니티


[땅집고] “대통령이 와도 차 못 뺄 걸?”

최근 경남 마산에서 한 식당을 찾았던 손님이 건물주 허락없이 차량을 건물 앞 갓길에 주차했다가 봉변을 당한 사례가 올라와 속칭 ‘건물주 갑질’ 논란이 한창이다. 해당 건물주는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동원해 피해자 차량을 나흘동안 빼지 못하게 막아버렸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로 갓길에 SUV 한 대가 콘크리트 가드레일에 꽉 막혀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SUV 차주 A씨는 “식당 주인이 안내한대로 인근 갓길에 차량을 세웠다가 이런 변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밥을 먹는 중에 차를 빼달라는 연락이 왔지만 식당 주인이 주차해도 괜찮다고 해서 차를 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땅이니 차를 빼라’ ‘대통령이 와도 차를 못 뺄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것.

실제로 식사를 끝낸 A씨가 차량 앞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랐다. A씨가 방문한 식당 건물주와 그의 아내가 차 두 대로 A씨 차량 앞뒤를 막아버린 것.

다음 날에는 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A씨가 현장을 다시 찾았는데, 이번엔 대형 콘크리트 가드레일들이 차량을 둘러싸고 있었던 것. 그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 측은 "건물주 땅이라서 (자재를) 강제로 옮길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결국 A씨는 특수상해죄와 재물손괴죄로 건물주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이 조사에 나서자 해당 건물주가 가드레일을 옮겼고 사건도 일단락됐다.

그러나 며칠 후 같은 커뮤니티에 건물주라고 주장하는 B씨가 등장했다. 그는 A씨가 올린 글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B씨는 “해당 갓길은 국가 소유”라면서 “내가 연간 1800만원을 내고 직접 관리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 사이에는 “돌덩이로 주차된 차를 막다니 갑질하는 건물주가 맞다” “돈을 낸다고 소유권을 가지는 게 아니다” 등 A씨를 두둔하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B씨는 이 땅에 대한 주차 권한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건물주가 정말 잘못한 걸까. 정경일 법무법인 엘엔엘 변호사는 "건물주 B씨가 강제적으로 차량 통행을 막았다면 구조물로 차의 효용을 훼손시킨 것으로, 차를 직접 파손하지 않더라도 손괴한 혐의를 받는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와도 안 된다' '내 땅에 주차금지' 같은 문자를 보낸 행위는 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정 변호사는 "협박죄로 보려면 건물주가 차주에게 공포심을 줄 정도로 강력한 말을 했어야 한다"며 "허위 주장이기는 해도 이를 범죄행위로 보기란 어렵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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