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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자 0명 나오는 마당에 848대1?…흥행 돌풍 비결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2.24 11:27 수정 2023.02.24 13:34
[땅집고]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들어선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전경. /네이버지도


[땅집고]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시세보다 3억원 정도 저렴한 아파트 단지 무순위 청약에 1만명 가까운 청약자가 몰렸다. 지난 22일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11가구 무순위 청약에 933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48.27대 1을 기록한 것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가구에 육박하는 등 청약 빙하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이례적인 성적이다.

최근 전국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해 부산과 경남 창원, 세종시 등에 공급한 일부 아파트가 예상 외로 청약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열망, 우수한 입지, 저렴한 분양가 등이 흥행 돌풍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극히 일부 사례일 뿐”이라고 분석한다. 여전히 지방은 미분양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고 수요자 옥석 가리기가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저렴한 분양가’와 ‘지방의 강남’은 청약 흥행

우미건설과 대우건설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공급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은 지난 21일 1순위 청약에서 93㎡(이하 전용면적)·95㎡를 제외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총 605가구 모집에 7328명이 몰려 평균 1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부산 미분양 주택이 급증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땅집고]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공급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렸다. /우미건설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화동에서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지난 20일 선착순 모집에서 100% 계약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견본주택 문을 연 3일간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고,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8.3대 1, 최고 9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업계에선 우수한 입지를 갖췄거나 가격이 파격적인 수준으로 저렴한 아파트에는 청약 수요가 따라붙는다고 분석했다.

에코델타시티는 부산센텀시티, 명지국제도시와 함께 부산 내 신도시이자 스마트도시다. 북측에 김해공항이 가깝고, 부전~마산 복선전철(공사 중)과 하단~녹산 경전철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부산 내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으로 꼽힌다. 에코델타시티는 지난해 선보인 3개 공공분양 단지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작년 10월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 작년 7월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 작년 6월 ‘강서자이 에코델타 20블록’ 등이다. 평균 경쟁률은 각각 98대1, 79대1, 114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청약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역만 수요자의 특별한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도 LG전자,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STX, 효성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이 들어선 창원국가산업단지가 가깝고, KTX창원역과 KTX창원중앙역 등 교통이 편리해 수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향후 창원시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당분간 끊긴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캐슬 포레스트가 들어서는 창원 의창구에는 현재 진행 중인 정비 사업지가 전무하다.

저렴한 분양가도 흥행 요인이다. 세종시와 수도권 청약 단지 중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분양가에 공급한 물량은 삽시간에 팔렸다.

지난해 세종시 산울동에 공급한 엘리프세종 공공분양에는 청약통장 1만3779건(일반분양 84가구)이 몰리며 평균 1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4억7000만원대로 세종시 비슷한 주택형 시세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무순위 청약에도 1가구 모집에 3526명이 몰렸다. 지난 8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화성시 ‘신동탄포레자이’는 84㎡ 1가구 모집에 79명이 몰렸다.

■“가격·입지 따라 청약 양극화 심할 것”

일부 흥행에도 불구하고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에 분양한 ‘광주 상무역 골드클래스’ 특별공급에는 총 25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0명’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대구만 1만1700가구, 경북과 경기도에서도 각각 7000가구 이상이 미분양으로 쌓여 있다.

올 초 규제 완화로 거주지역 제한이 사라지고 다주택자 청약이 가능해지면 청약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입지와 가격에 따라 청약 양극화는 더 심할 가능성이 높다. 이월무 미드미네트웍스 대표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시세 수준이면 서울은 대부분 청약 마감을 하는 추세고 지방도 입지가 우수한 대단지 아파트는 물량을 금방 해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청약자들이 분양가가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싸거나, 입지가 떨어지는 경우 외면한다, 주변에 공급이 많았던 지역 등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 지역별 양극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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