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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경색 직격탄…청담동 최고급 주택 부지 공매行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3.02.15 11:26 수정 2023.02.15 11:33
[땅집고] 루시아홀딩스가 강남구 청담동에 선보이는 '루시아 청담 514 더 테라스' 이미지. /루시아홀딩스


[땅집고] 국내 최고급 주거시설을 표방한 서울 청담동 고급주택 개발사업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공매에 넘어갔다. 상위 1%를 대상으로 하는만큼 위험성이 낮다고 간주되는 ‘하이엔드 주택사업’ 조차도 고금리와 자금 경색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경매 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49-8번지 토지(면적 1660.3㎡)와 사업인허가권에 대한 공매 절차를 진행한다.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응찰을 실시하며 1차 공매가는 2263억원이다.

이 부지는 시행사 루시아홀딩스가 최고급 주택 시설 ‘루시아 청담 514 더 테라스’ 사업을 추진하던 곳이다. ‘국내 첫 수직숲 도시’를 표방하며, 지하 7층~지상 29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계약면적 기준 330㎡ 공동주택 15가구와 372~526㎡ 주거용 오피스텔 11실로 구성됐다.

특히 전용면적 68㎡ 분양가가 65억 원으로, 3.3㎡당 가격만 2억원이 넘어 화제가 됐다.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무려 300억 원대에 책정됐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 지난해 6월까지 최고층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오피스텔 완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행사가 만기가 된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행사의 자금줄이 막히자 대주단인 메리츠화재와 SK증권이 자금 회수를 위해 부지를 공매에 넘긴 것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개발 단계에서 토지 매입 대금, 시행사 운영비 등 공사 착공 전 자금을 차입하는 용도로 마련된다. 주로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2금융권이 대주단으로 참여해 자금을 조달해,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루시아 청담 514 더 테라스’ 부지의 1차 공매 예정 금액은 2263억 원이지만, 유찰일 경우 공매가는 1650억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선순위로 950억 원을 빌려줬으나 후순위 대출에 인수를 확약한 SK증권은 최악의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유사한 사업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용산구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의 주차장 부지를 고급 주거 단지로 개발하려던 이든 센트럴 한남 PFV는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대출 221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EOD는 채무자가 맡긴 담보 가치 등이 급락하는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초고가 주택 개발 사업으로 큰 수익을 낸 디벨로퍼들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였지만 최근 잇따라 사업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으로 확보한 자금을 본 PF로 조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공매에 이르게 되는 것은 최악의 경우”라며 “그 만큼, 시장이 힘들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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