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단독]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53층 컨트롤타워' 결국 포기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2.15 07:30 수정 2023.02.20 02:12

[땅집고]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총 6개가 들어선다. /삼성전자


[땅집고]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핵심 거점인 경기 평택캠퍼스에 지상 53층 컨트롤타워(통합사무동)를 짓는 계획을 결국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표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단번에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도 물거품이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5일 “2021년 쯤부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짓는 것으로 알려졌던 지상 53층 사무동 신축 계획은 백지화된 상태”라며 “임직원 업무공간을 확충하는 방안 중 하나였던 것은 맞지만, 현재는 낮은 층수의 사무동을 여러 개 분산해서 짓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부지면적이 총 289만㎡로 반도체 생산라인을 최대 6개(P1~P6) 지을 수 있다. 1라인(P1)은 2017년, 2라인(P2)은 2020년부터 가동했다. P3는 올 상반기 가동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P4는 골조공사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1~P2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만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직원 업무용 건물은 P1라인에 지상 9층 사무1동, P2라인에 지상 11층 사무2동 등 단 2개 뿐이어서 업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생산라인 증설에 따른 직원 증가를 고려하면 업무 공간을 미리 확충할 필요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땅집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P6라인 사이에 짓는다고 알려졌던 지상 53층 컨트롤타워 위치. 삼성 측은 내부 검토 결과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삼성전자 측은 이를 감안해 평택캠퍼스 P5~P6라인 사이에 지상 53층 초고층 통합사무동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 소식은 당시 평택지역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지상 53층 랜드마크급 사무동이 들어선다면 이 일대에 또 다시 ‘삼성 효과’로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평택시 공인중개사사무소나 아파트·오피스텔을 분양하는 건설회사마다 ‘53층 삼성전자 사무동’ 호재를 언급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53층 컨트롤타워 청사진을 이미 폐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검토 결과, 한 동짜리 고층 사무동을 짓는 것은 평택캠퍼스 상황과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평택캠퍼스가 워낙 넓어 걸어다니기에는 생산라인간 거리가 멀어 업무공간을 한 곳에 몰아 초고층으로 지으면 동선도 불편하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현재 P1~P2라인이 사무동을 각각 끼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확충하는 사무동 역시 생산라인과 부속시설 인근에 사무동을 짓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며 “아직 구체적인 건축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사무동과 비슷한 규모로 여러 동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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