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부산 중구 남포동 신축 건물 공사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벽돌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관할구청이 아닌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에게 사과를 요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족들은 시공사인 A사 실소유자가 바로 오 구청장이라고 주장한다. 오 구청장 측은 “가족 회사일 뿐 아무 상관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만약 오 구청장이 이 사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현장 공사금액은 226억700만원이다.

유족들은 오 구청장이 아들과 함께 A사 대표를 지냈고, 그의 가족들이 여전히 최대 주주인 점을 들어 오 구청장을 실소유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 구청장은 2020년 2월 아들과 A사 각자대표로 취임했으나, 지난해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6월29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틀 뒤인 7월1일 구청장 취임식을 가졌다. 현재는 그의 아들만 대표로 올라 있다.

A사 3대 주주인 하모씨는 오 구청장 부인으로 알려졌다. 오 구청장 아들은 2대 주주다. 두 사람은 회사 지분을 각각 27.08%, 25% 보유했는데 이를 합하면 50%가 넘는다. 1대 주주는 과거 이 회사 대표를 지낸 박모씨로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분 관계와 대표 이력만으로 이번 안전사고와 오 구청장을 연관지을 수 있을까. 전문가는 ‘어렵다’고 본다. 김철홍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사고 당시 법인 최고 경영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오 구청장에게 책임을 묻기란 어렵다고 봤다. 김 교수는 “당시 안전관리자 등 지휘자가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는 근무일지나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수사기관이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A사 관계자 상대로 현장 안전수칙 준수 등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사는 2022년 8월 기준 안전보건팀 아래 안전보건기획팀과 안전보건점검팀을 두고 있다. 안전 관련 기술 인력도 13명 보유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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