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아파트] 수원시 팔달구 지동 ‘수원성 중흥S클래스’
[땅집고]중흥토건이 이달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대단지 아파트 ‘수원성 중흥S클래스’를 공급한다.
‘수원성 중흥S클래스’는 지동 115-10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지하 최저 3층~지상 최고 15층 32개동에 39~138㎡(이하 전용면적) 총 1154가구 규모다. 이 중 49~106㎡ 593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주택형별로 ▲49㎡ 127가구 ▲59㎡ 10가구 ▲75㎡ 12가구 ▲84㎡ 401가구 ▲106㎡ 43가구다. 오는 1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4일 1순위, 15일 2순위 순으로 청약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이달 21일이며, 정당계약은 3월 6일부터 8일까지다.
단지 이름에 ‘수원성’이 들어간 이유는 아파트에서 직선거리로 약 500m 떨어진 곳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 화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단지를 두고 ‘궁품아(궁을 품은 아파트)’라고 부르고 있다. 시공을 맡은 건설사도 수원 화성, 화성행궁을 비롯해 인근에 형성된 맛집 골목 ‘행리단길’ 등에 인접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궁을 품었어도 궁이 북측에 있고 아파트는 남향으로 설계돼 조망이 어렵다.
그에 비해 분양가는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84㎡ 분양가가 7억5000만원대에 책정됐는데 전철 1호선 수원역 인근 새 아파트 시세보다 1억~3억원 가량 높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난 탓이다.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를 볼 때 입주 후 가격이 더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예비 청약자는 그야말로 실거주 가치만 보고 청약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 수원 화성 품은 ‘궁품아’?…조망은 ‘시장뷰’인데
이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인근에 조선시대 지은 성인 수원 화성·화성 행궁이 있단 점이다. 단지에서 직선거리로 500m에 불과해 성곽 둘레길과 행리단길 카페거리까지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수원천 산책로·팔달공원 등 풍부한 녹지 공간이 함께 조성된 점도 이점이다.
하지만, 주택 내부에서 아름다운 궁 경치를 조망하기 어렵다. 단지 대부분이 남향 위주로 설계됐는데 화성행궁과 행리단길 카페거리는 모두 단지의 북측에 있다. 배치도를 살펴보면 창이 없는 단지 벽면 앞에 위치해 주택 내부에서 탁 트인 궁 경치를 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주택 전면에서 보이는 풍경은 단지 남측에 있는 미나리광시장, 못골종합시장, 남문패션1번가시장, 남문로데오시장 등의 전통시장이다. 고층에서는 수원역 광장 등을 조망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교통망은 우수한 편이다. 걸어가긴 멀지만, 단지에서 2km 떨어진 곳에는 지하철 1호선·수인분당선·K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예정)가 지나는 수원역이 있다. 여기에 신분당선과 동탄인덕원선이 지나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역이 예정됐고, 수원 1호선 트램 팔달문역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단지 가까이에는 42번·1번 국도가 있다.
단지 바로 앞에 지동초등학교가 있고, 인계초·동성중·수원고·수원여고 등의 학군이 형성돼 있다. 팔달문시장·AK플라자·롯데백화점·CGV 등의 쇼핑·문화시설을 비롯해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아주대학교병원 등 의료시설도 가깝다.
■ 주택 대부분이 타워형, 커뮤니티 시설도 소박해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인 점을 고려할 때 커뮤니티 시설은 다소 소박하게 마련되는 편이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주민 회의실과 농구 골대가 있는 다목적 실내체육시설이 전부다. 수원에서 중흥건설이 지은 ‘광교중흥S클래스’의 경우 최고급 사양의 헬스장과 20타석 규모 스크린 골프장, 스쿼시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탁구장 등이 들어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반공급 593가구 중 대다수는 84 ㎡ B·C(401가구) 주택형으로 공급되고 그 다음으로 49㎡가 127가구 규모로 많이 공급된다. 하지만 주택 유형 중 거실에 방이 나란히 붙어 통풍이 우수한 판상형이 드물고 타워형이 많다. 84㎡C는 전 주택이 타워형이고, B유형은 판상형이긴 하지만 안방이 코너에 있다. 84㎡A는 판상형이지만, 대거 조합원 물량으로 배정돼 일반분양에선 1가구만 공급된다.
나머지 75㎡(12가구), 106㎡(43가구)도 모두 타워형이다. 그나마 판상형인 59㎡는 단 10가구만 공급된다.
물량이 많은 49㎡는 방 2개에 거실이 하나로 초소형 크기다.
■ ‘84㎡ 7억5900만원’…주변 시세 대비 1억~3억 비싸
이 단지는 정부의 청약·대출 규제 완화로 만 19세 이상 수원시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거주자라면 1주택자 세대원도 청약 신청이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또한 주택담보대출(LTV) 비율은 최대 70%로 늘었으며 전매제한 1년을 비롯해 양도세 중과에 대한 부담이 없다.
분양가는 59㎡가 5억5800만원, 75㎡가 6억6200만원, 84㎡가 7억5900만원에 책정됐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고분양가’ 논란이 인다. 실제 단지 남측에 바로 붙어있는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 84㎡가 지난해 10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은 지난해 1월 8억1000만원에서 2억원 하락했다.
수원역이 걸어서 700m 거리로 더 가까운 ‘수원역푸르지오자이(2021년 2월 입주)’ 74㎡는 지난 1월 6억5000만원에 팔렸다. 마찬가지로 수원역 남쪽에 있는 역세권 단지 ‘수원센트럴어반시티(2015년 입주)’는 지난해 12월 84㎡가 4억7300만원, 인근 ‘수원센트럴타운 2단지(2015년 입주)’는 올해 1월 59㎡가 4억1000만원에 팔렸다.
땅집고 자문단은 “건설사의 홍보처럼 궁은 가깝지만 탁 트인 조망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원역이 가까운 것도 아닌데, 가격이 비싸다”며 “실거주 여건을 반드시 잘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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