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음란마귀 씌였나"…마틴 루터 킹 조형물 외설 논란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02.04 10:41
[땅집고]지난 13일(현지 시간) 공개된 마틴 루서 킹 목사 추모 조형물이 외설 논란에 휩싸였다./BBC


[땅집고] 미국 인권지도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대형 조형물이 공개되자마자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 각도에서 보면 음란 행위를 연상케 한다는 것.

뉴욕타임스와 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포옹’(The Embrace)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19톤의 청동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은 높이만 무려 6.71m에 달한다. 약 609개 조각으로 구성됐으며, 제작에 1050만 달러가량이 투입됐다. 조형물은 1965년 4월 23일 킹 목사가 연설한 장소이자 집회를 주도한 보스턴 코먼 공원에 세워졌다.

[땅집고]1964년 킹 박사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후 포옹하는 킹 박사와 코레타 스콧 킹의 사진./게티 이미지


조형물 제작자인 행크 윌리스 토머스는 “1964년 킹 목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부인 코레타 킹 여사와 포옹하는 장면에서 영감 받아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에서 킹 박사의 팔은 킹 여사를 감싸고 있지만, 동시에 그녀는 우아하고 사랑스럽게 그의 무게를 짊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개 직후 이 조형물은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됐다. 킹 목사 부부가 서로를 끌어안는 상징적 장면에서 손과 팔 부분을 본 따 만들었는데 머리나 얼굴이 빠지면서 특정 각도에서는 외설적인 장면으로 보인다는 것. 일부는 “큰 대변을 들고 있는 두 손처럼 보인다”고도 평가했다.

이에 보스톤 헤럴드 칼럼니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동상은 미학적으로 불쾌하다. 무례하고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지 않다”며 “음란행위를 연상시킨다”고 혹평했다. 코레타 킹 여사의 조카인 세네카 스콧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조형물은 우리 가족에 대한 모욕”이라며 “청동 자위상을 만들기 위해 1000만 달러를 허비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땅집고] 2015년 5월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앞에 서 있던 일명 '저승사자상'. 밤에는 저승사자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줘 국세청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세청은 관계 기관과 협의해 조형물을 이전했다./신현종 기자


반면 킹 박사의 장남인 마틴 루터 킹 3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만족한다. 사람을 하나로 모아주는 거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작가를 옹호했다. 논란에 대해 토마스 작가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베트남전 추모공원 등 각종 공공 조형물에는 항상 비판이 뒤따랐다”며 작품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공공조형물에 대한 논란은 늘상 있는 일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세종시 소방청 옆에 들어섰던 조형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흥겨운 우리가락’으로 명명된 이 조형물은 세종시민과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일명 ‘저승사자’로 불렸다.

이 작품은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의 춤사위를 펼치듯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밤에 보면 저승사자처럼 보여 섬뜩하다는 이유로 설치 직후부터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 이 조형물은 몇 번에 걸쳐 여기저기 옮겨다니다가, 2019년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임시보관됐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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