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경전철 위례신사선 건설 일정이 또 다시 미뤄지고 있다.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됐던 착공일이 2024년으로 연기되면서, 개통시점 역시 서울시가 공언했던 2028년보다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위례신사선 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서울시와 강남메트로(GS건설 컨소시엄)가 올해에도 공사비 등과 관련한 세부항목에 대한 막바지 조율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례신사선은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에서 출발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강남구 대치동·삼성동·신사동 등 서울 강남권 핵심 지역으로 이어지는 총 14.7km 길이 ‘황금 노선’이다. 2008년부터 추진된 사업이지만 올해로 15년째 진척이 없어, 교통망 개통을 손꼽아 기다리는 위례신도시 주민들을 희망고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 1월 말 강남메트로를 위례신사선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실시협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실시협약이란 민간과 공공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에서 공사비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단계를 말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1년 3월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 착공해 2027년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역대 최대 규모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강남구 삼성동 일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과 위례신사선 구간이 겹치면서, 서울시와 강남메트로가 노선 배치 및 환승센터 위치 등에 대해 논의하느라 2021년 실시협약 체결이 불발됐다.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공사비 조율에 대한 문제가 불거져 협상 기간이 또 늘어났다.
서울시와 강남메트로는 2022년 8월 실시협약 직전 단계인 가협약을 맺었고, 같은 해 실시협약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이 때까지만해도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착공 및 개통까지 순항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업이 가협약 체결 이후 6개월여, 우선협상자 선정 기준으로는 3년이 흐른 지금가지도 실시협약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실시협약이 미뤄지면 노선 착공일과 개통일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사업 계획상 실시협약 후 실시설계에 최소 1년~1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되고 국토교통부의 승인 등 절차를 거친 뒤, 노선 공사에만 5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당장 오늘 위례신사선 협약을 맺더라도 실제 개통일은 서울시가 공표한 2028년보다 더 미뤄진 2029~2030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서울시는 2028년 개통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철도노선이 실시협약을 맺은 후 실시설계를 진행하는데, 위례신사선의 경우 신속한 진행을 위해 두 단계를 병행하는 조항이 있다는 것. 실제로 이달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가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실시설계용역’을 수주해 곧 노선 실시설계 작업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강남메트로 측과 실시협약서상 세부 문구를 정리중이다. 다만 위례신사선이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노선이라 어떤 항목에 대해 이견이 있는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강남메트로 측은 “영동대로 개발로 설계가 변경된 데 따른 공사비 조율을 두고 서울시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른 노선들과 달리 위례신사선의 경우 사업이 중도에 엎어지거나 할 일은 없다. 개통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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