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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계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 사줘야" VS 정부 "분양가 인하 등 노력이 먼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2.01 10:31

[땅집고] 최근 전국 곳곳에 분양하는 새아파트 단지마다 미분양, 미계약 물량이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자, 건설업계에서 정부가 미분양 물량을 매입하는 등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건설사가 분양가를 낮추는 등 자구 노력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 혈세를 투입해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야 할 정도로 건설업계가 위기를 맞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주택업계 “정부가 미분양 주택 사줘야” 요구 빗발쳐

국토교통부가 31일 공개한 ‘2022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8107가구로, 전달 대비 17.4%(1만80가구) 증가했다.

미분양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1만가구씩 늘고 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위험 기준으로 언급했던 6만2000가구를 넘어섰다.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금리 여파로 분양시장이 회복하는 속도가 더디고 앞으로 미분양이 더 쌓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청약을 진행한 전국 11개 아파트 단지 중 8곳이 청약 미달을 겪었고, 연말까지 지방에서만 8만가구 이상 새아파트가 추가로 분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국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부 공공기관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차해 취약계층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정부가 미분양을 매입해달라는 업계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날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기자간담회에서 건설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정부가 미분양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헸다. 정원주 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주택 건설업계의 위기가 금융권 등 거시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공기업이 나서서 민간 미분양 주택을 적정 가격에 매입하거나, 미분양 주택을 매수하는 사람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제외하는 규제 완화를 요구한다”고 했다

■"미분양 주요 원인은 분양가…인하 먼저"

하지만 정부는 당분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 정부가 미분양 매입에 나섰던 시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으로, 당시 미분양이 16만5599가구(2008년 12월)에 달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5만가구 수준이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준공 후 미분양은 7518가구다. 따라서 아직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상항은 아니라는 것이 국토부 판단이다.

국토부는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분양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고분양가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추는 것이 먼저라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분양 주택을 활용해 공공임대를 확충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매입 단가가 문제”라며 “건설사의 자구노력 없이 정부가 매입해준다면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는데다, 지난 3일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시장 변화를 좀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강북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두고 “현 시점에서 그 가격에 샀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추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매입 단가와 건설사 자구 노력, 재정 여력, 임대 수요, 지역별 미분양 주택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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