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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골프장 그렇게 자랑하더니…커뮤니티시설 왜 문을 안 열어요?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1.30 18:03 수정 2023.01.30 20:04

[땅집고] 2021년 11월 경기 광주시에 입주한 '광주역자연앤자이' 아파트 입주민이 입주 1년이 넘어가도록 아직 커뮤니티 시설이 개장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2021년 입주한 새아파트인데, 이사 온 지 1년이 넘어가도록 커뮤니티 시설 운영을 안합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2021년 11월 경기 광주시 역동에 입주한 ‘광주역자연앤자이’. 총 1031가구 대단지면서, 광주시 핵심 교통망인 지하철 경강선 광주역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의 역세권 아파트다. 그런데 최근 이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서 내부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식 입주기간으로부터 1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각종 시설이 문조차 열지 않고 있다는 것.

‘광주역자연앤자이’는 대단지인 만큼 내부에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게스트하우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널찍하게 조성했다. 이 아파트 시공을 맡았던 GS건설도 분양 당시 이 점을 내세워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입주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모든 커뮤니티 시설 공간이 굳게 닫혀있어 입주민들이 전혀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 당시 시끌벅적 커뮤니티 시설을 앞세워 수요자들의 관심을 유도한 뒤, 막상 입주해보니 홍보 내용과는 딴 판이더라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커뮤니티 시설의 운영과 관리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땅집고가 왜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지를 살펴봤다.

■새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관리운영 주체는 누구?

[땅집고] 주택건설업계에서는 통상 단지마다 커뮤니티 시설이 활성화하려면 첫 입주 후 3~4년차는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분양 홈페이지


주택 건설 업계에 따르면 통상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제대로 활성화하는 시기는 통상 입주 3~4년차 정도다. 건설사가 커뮤니티 시설을 지어주긴 하지만 운영은 책임지지 않는 데다, 공간을 조성해도 내부 기기까지는 설치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다. 일단 입주하고 나면 커뮤니티 시설을 운영 및 관리하는 업무는 전부 입주자 몫으로 넘어간다.

새아파트 입주자들은 단지 내 중요한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전체 입주자를 대표하는 성격의 단체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한다. 이 입주자대표회의가 커뮤니티 시설 운영·관리에 대한 사안도 결정한다. 그런데 입주자대표회의를 결성하는 데만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되고, 입주 초기 1~2년 동안은 주택 내부 하자보수 등 주거와 직결된 긴급한 사안부터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 활성화 업무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커뮤니티 시설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전문업체에 위탁해서 운영하는 두 가지 방식을 취할 수 있다. 이 때 관리 편의성을 위해 위탁운영 선택하는 단지가 대부분이다. 업계에선 위탁운영하는 비율이 전체의 70% 정도 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현행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행정규칙에 따라 위탁 운영업체를 선정할 때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홈페이지의 전자입찰시스템에서 경쟁입찰을 받아야 한다. 만약 공개입찰에서 두 번 이상 유찰을 겪었다면 세 번째 부터는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유찰 등 과정을 거치고 위탁업체를 따로 선정하느라 시간을 소요하는 구조라, 입주자들이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것이다.

■위탁운영 관리비 갈등에 시설 개장 늦어지기도

[땅집고] 커뮤니티 시설을 위탁운영 하면서 관리비가 비싸져 입주자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위탁운영비에 따른 관리비 책정 문제도 개설 시기를 늦추는 데 한몫 한다는 후기가 나온다. 이용빈도가 낮다는 등 개인 사정으로 이 금액을 지불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 입주민들이 다수 발생하는 경우, 위탁업체를 선정해도 시설 운영에 돌입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위탁운영비는 단지 내 시설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업계에선 통상 운영 인건비의 3~5%정도로 책정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헬스장·골프장이 가장 큰 시설인 500가구 정도 단지라면 운영 인력이 2~3명 정도 필요해, 인건비로 600만원 정도가 드므로 위탁운영비는 30만원 안팎이 된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면서 수영장 등 대형 시설을 포함한다면 운영 인력이 10~15명으로 늘어 위탁운영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실제로 높은 관리비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을 오픈했다가 다시 폐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수영장이나 옥상에 설치하는 인피니티 풀의 경우 수도세, 전기세, 청소비, 안전요원 고용비 등 갖가지 비용을 들여야해서 때문에 관리비가 비싼 편이다. 인천시 영종도 운남지구에 있는 ‘영종자이’는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로 분양 홍보했지만, 시설 개장 후 입주민들 사이에서 고가의 관리비 문제가 불거지자 현재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파트 커뮤니티 위탁업체인 주식회사참우리의 정수근 대표는 “최근 전국 아파트마다 커뮤니티 시설이 단지 상품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자리잡은 만큼, 위탁업체들도 입주민 만족도를 위해 다양한 운영 서비스를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스크린골프장 인기가 높아서 시설을 고급화하거나, 체육공간에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줌바댄스나 요가 등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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