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런 악덕 건물주들 다 X 따버릴테니까, 다 오라고 그래!”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육회집을 10여년째 운영하고 있는 여성 사장이 건물주로부터 보증금과 월세를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고 격분해 ‘할복 나체 시위’를 벌인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다. 도심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상황을 접한 네티즌은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쳐지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사장 A씨는 육회 매장 앞에서 하의 속옷만 입은 채 회칼 두 자루를 들고 큰 소리를 치며 시위하고 있다. 복부에는 흉기로 복부를 찔러 상처가 난 듯 빨간 액체가 묻어 있다. 매장 출입문에는 ‘코로나 시기에 보증금 150%, 월세 40%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를 대한민국에 고발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뒀다. A씨는 흉기를 든 채 “건물주들 다 X 따버릴테니까 다 오라고 하라, 빤스까지 벗어버릴라니까”라고 소리지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상황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제압하면서 일단락됐다.

과연 건물주가 임대료를 얼마나 큰 폭으로 올렸길래 이런 시위를 벌인 걸까. A씨에 따르면 당초 육회집 임대료는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680만원이었다. 그런데 건물주가 코로나 시기에 계약 기간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보증금은 1억5000만원, 월세는 1000만원으로 각각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A씨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A씨는 각종 사건사고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명탐정 카라큘라’에 출연해 “내가 오죽하면 저렇게 벗고 나서겠나. 건물에다가 석유도 뿌렸다. 정말 다 벗고 건물 다 불태우고 분신XX 하려고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건물주들의 횡포 때문에 금전적 손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했다. 육회집 바로 옆 건물에서 김밥집도 운영했는데, 코로나 때 보증금과 월세를 모두 인상한 건물주 때문에 5억원을 손해보면서 결국 퇴거했다는 것. 육회집은 코로나 때문에 최근 2년 동안 문을 닫다시피 하다가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건물주가 통보한 임대료는 지금 매출로는 감당 못 할 수준이어서, 만약 매장을 폐업할 경우 앉은 자리에서 10억원을 날리게 된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결국 건물주는 A씨를 상대로 건물에서 나가달라는 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매장 운영 기간을 최장 10년간 보장하는데, A씨가 육회집을 10년 이상 운영했기 때문에 건물주가 매장을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명도 소송에서 패소한 A씨를 강제로 퇴거시키기 위해 집행관이 육회집을 방문하자, 격분한 A씨가 흉기를 들고 충격적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영상을 접한 네티즌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코로나 때 매달 적자를 보면서도 임대료를 꼬박꼬박 냈던 A씨가 이제야 손해를 메꾸려고 하는데, 건물주가 갑자기 보증금과 월세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은 도의적으로 너무하다는 주장이다.

건물주 입장이 이해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육회집 건물이 서초동 먹자골목 핵심 입지인 점을 고려하면, 인상한 월세 1000만원도 저렴한 수준이라는 것. 그동안 A씨가 상가임대차보호법 덕분에 한 자리에서 10년 동안 장사할 수 있었고, 이제 재계약을 해야하는 시점에서 건물주가 인근 시세에 맞춰 임대료를 올린 것 뿐인데 건물주가 악덕으로 몰리는 상황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한 네티즌은 “건물주도 최근 고금리 여파로 자금사정이 힘들어져서 인상을 요구했을 것이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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