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 더 떨어지네"…규제 풀리자 더 추락하는 오피스텔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1.16 07:48

[땅집고] 올해 들어 부동산 규제가 대거 풀리자, 아파트 대체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마다 가격이 하락 조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부동산 완화책 나오니 아파트 대체품이었던 ‘아파텔’ 가격이 바로 뚝뚝 떨어지네요. 심지어 분양가보다 더 싸게 나온 매물도 있어요. 그동안 수억원 웃돈 주고 아파텔 샀던 분들 속이 꽤나 쓰리겠습니다.”

정부가 1·3 대책을 통해 서울 용산구와 강남3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 비규제지역으로 전환하고, 대폭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내놨다. 거래 절벽 등으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착륙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현재 기준금리가 3.5%일 정도로 고금리인 상황이라 자금조달이 관건이긴 하지만, 아파트 매매거래에 숨통을 틔웠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반면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로 설계해 수요자들을 끌어모았던 오피스텔, 소위 ‘아파텔’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를 받았던 아파트가 각종 규제에서 풀려나자 대체재 성격인 아파텔에 대한 인기가 확 사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아파텔마다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매물이 등장하고 있고, 심지어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에 처분하려는 집주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규제 풀렸는데, 대체재인 아파텔은 ‘찬밥신세’

[땅집고] 아파트가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를 받던 지난 정부 시절에는 아파텔이 대체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연합뉴스


집값 상승기에 아파텔은 인기 절정이었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지역에선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이상을 기록하는 아파텔도 수두룩했다. 실제로 2021년 경기 과천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1398대 1, 최고 경쟁률이 5761대 1을 찍었을 정도였다.

아파텔의 인기는 집값 폭등과 정부 규제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기존 아파트 매수가 어려워진 데다, 정부가 아파트 청약규제까지 옥죄면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에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대체용으로 아파트보다 저렴하면서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 받을 수 있는 아파텔을 찾기 시작했다. 건설사들 역시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오피스텔 면적을 전용 59~84㎡로 구성하고, 3~4베이 구조를 적용하는 등 아파트와 비슷한 설계를 내세웠다. 아파텔은 투자처 역할도 했다. 아파트 대비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 차익 실현이 손쉬웠다. 이 때문에 새아파트가 귀한 수도권에선 아파텔마다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각종 부동산 규제가 풀리면서 아파텔의 경쟁력이 꺾이게 됐다. 아파트와 아파트 분양권도 급매로 쏟아지는 마당에, 대체재인 아파텔은 더 큰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수억원 프리미엄 사라지고 반토막 매물 수두룩

[땅집고] 최근 호가가 눈에 띄게 하락세인 수도권 소재 아파텔 단지들. /이지은 기자


최근 아파텔 가격 하락세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많이 대체했던 지역일수록 가격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송도의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전용 84㎡ 오피스텔이 3억6000만~3억95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2021년 8월까지만 해도 7억5000만원에 실거래됐고 당시 프리미엄이 더 붙었던 점을 감안하면, 호가가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인근에 올해 7월 입주 예정인 ‘송도국제도시 디엠시티 시그니처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4㎡ 분양권 호가는 분양가 대비 웃돈이 2억5000만~3억원 정도 붙은 7억원 중후반대였는데,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된 올해 들어서는 3억원 중후반대로 매물이 접수돼 있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아파텔 분양권을 6억원에 매도했다는 A씨는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2년 전까지만 해도 9억원까지 간다는 분위기였는데, 지금 보니 호가가 분양가보다 더 낮아졌다”며 “분양권을 비싸게 매수했던 분들, 지금 잠이 오시려나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경기 시흥의 ‘힐스테이트 시흥대야역’ 57㎡ 분양권은 5억17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 주택형 분양가가 최저 5억54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웃돈은 커녕 분양가보다 4000여만원 싸게 내놓은 것이다. 경기 성남의 ‘판교밸리자이’ 84㎡ 아파텔 분양권은 계약금 9000만원을 포기한 금액에 급매도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때 프리미엄이 2억5000만원까지도 붙었던 단지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 세일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파텔 가격이 더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침체기에다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인데, 대체재인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아파텔 인기에 힘입어 아파텔 분양에 뛰어든 건설사들에게도 짐이 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시 물량이 워낙 쏟아지다 보니 현재 완판을 못하거나 중도 계약 해지가 속출하는 단지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파텔 분양에 무리하게 나섰던 건설사라면 분양대금을 회수 못해 자금난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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