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 말 기준 서울 84㎡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금 간 격차는 7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권 사용과 월세 전환으로 전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린 매물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세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2022년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4235만원, 전세금은 207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는 2159만원으로, 부동산R114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2022년 들어 서울 아파트의 매매 및 전세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격차를 키웠다. 2022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45% 하락한 반면, 전세금은 3.91% 떨어졌다.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고 대출이자 부담이 늘자 월세 전환이 증가하면서 신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값 하락기에 급매로 처분하는 대신 전세로 선회하려는 집주인들이 나타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2022년 말 전용 84㎡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격 차는 평균 7억여원 수준으로 벌어졌다. 즉 서울 아파트의 전세입자가 매수 전환할 때, 전세 보증금 외 7억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정부가 전방위적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지금은 매매-전세간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 전세입자들의 매수 전환 동력이 약한 상황”이라며 “고금리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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