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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통과했네" 재건축 문턱 못 넘던 단지들 들썩들썩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1.09 11:45 수정 2023.01.09 16:38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대 전경/남강호 기자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미도 2차’가 구청으로부터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과 ‘도시·주거환경 정비계획 수립지침’ 개정 및 시행안이 법정 효력을 갖게 된 5일 날아든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로써 반포미도2차는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할 큰 산을 넘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1차 안전진단을 마쳤거나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하고 있는 모든 단지에 바뀐 안전진단 기준을 소급 적용하고 있다. 새 기준은 재건축 대못 규제로 지목된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추고, 안전진단 D등급에 해당하는 '조건부 재건축' 점수 범위도 30~55점 이하에서 45~55점 이하로 조정해 ‘재건축’(E등급) 판정 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2차 정밀안전진단을 자치단체장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실시하도록 하는 등 안전진단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포미도2차는 서초구청으로부터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6월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7개월 만이다. 이 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 당시 52.19점으로 ‘조건부 재건축’인 D등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만해도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으면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재건축이 가능했다. 하지만 조합은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2차 정밀안전진단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게 된 것은 소급 적용을 받아서다. 바뀐 안전진단 기준을 반포미도2차에 적용한 결과52.18점이던 1차 안전진단 점수가 ‘즉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한 45점 이하로 낮아진 것. 국토부의 새 안에 따르면 정비계획 입안권자(구청)는 과거 확정된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바뀐 기준을 적용해 점수를 재산정할 수 있다. 서초구청은 해당 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반포미도2차에 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통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후 단지가 많은 도봉구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도봉구청장은 최근 문자로 “도봉구의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단지 14개소 중 3개소는 개정된 기준에 따라 즉시 재건축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안내했다. 도봉구에 따르면 3개 단지는 창동 상아1차, 방학동 신동아 1단지, 쌍문동 한양 1차다. 이중 상아1차는 6일 도봉구청에 ‘2차 적정성 검토 면제’ 공문 발송을 준비 중이다.

[땅집고] 안전진단 평가 항목별 가중치 완화안. /김서경 기자


노후 아파트가 즐비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도 완화안 수혜를 볼 전망이다. 1∼14단지 중 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9ㆍ11단지를 제외한 전 단지가 대상이다. 5540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도 지난해 3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뒤 적정성 검토를 미뤄왔다.

반면 새로운 규정을 적용했는데도 ‘재건축’ 문턱을 넘지 못해 2차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하는 곳도 있다. 서초구에서는 방배동 임광 3차가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 점수 재산정에서 45점을 받았다. 총점이 45점 이상일 경우에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공공기관으로부터 2차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서초구청은 임광3차에 대해 2차 정밀안전진단 신청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용인시가 정부의 공동주택단지 재건축 기준 완화로 관내 공동주택 6단지의 재건축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대상 단지는 처인구 공신연립과 기흥구 구갈한성1차ㆍ구갈한성2차, 수지구 삼성4차ㆍ수지한성ㆍ삼성2차 아파트 등이다. 용인사에는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30년 이상 단지가 6개 더 있다. 이중 3개 단지는 입주자들이 재건축 의사를 밝히면서 안전진단 용역이 발주됐거나 현지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주공아파트 12·13단지도 광명시청의 점수 재산정을 통해 재건축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최근 박승원 광명시장은 “앞으로 재건축 사업추진을 통한 노후 주거환경 개선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2차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단지들도 사업 추진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재건축 최대어 ‘광장극동’ 아파트는 2021년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했으나,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 지난해 5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광장극동 재건축 추진위는 지난달 29일 1차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위해 모금을 시작한지 5일만에 비용 2억600만원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추진위원장은 “2년 전 1차 진단을 준비할 당시보다 비용이 약 4000만원 늘었으나, 훨씬 빠르게 모금을 마쳤다”며 “주민들의 뜨거운 재건축 열의를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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