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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텅텅…엘시티 타워동, 그런데도 가격은 '전국 1위'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1.04 07:29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엘시티' 전경. /김동환 기자


[땅집고] 전국에서 가장 비싼 상업용 건물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선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 건물 기준시가는 총액 1조3150억원으로, 2022년 전국 상업용 건물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2위는 경기 남양주 다산동 ‘다산 현대프리미어 캠퍼스’(8721억원)가, 3위는 서울 종로 청진동 ‘그랑서울’(7919억원)이다. 1, 2위간 가격차가 4000억원 이상으로 꽤 간격이 크다.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동’은 2019년 11월 말 준공됐으며, 2021년 처음으로 기준시가 산정 대상에 포함됐다. 산정 대상이 된 후에는 무려 1조2094억원의 가치로 평가받았다. 기준시가 총액은 해당 건물의 기준시가에 고시 면적을 곱해 동별로 합계한 금액이다. 이 건물의 고시 면적은 24만9374㎡다.

엘시티는 총 3개동으로, 랜드마크 타워동은 이중 가장 높은 건물이다. 총 101층 규모로 지어져 부산 최고층 건물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유일한 100층 이상 건물로, 높이는 411m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555m 높이의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타워동의 내부에는 호텔과 전망대가 있다. 엘시티의 다른 2개동은 주거타워 동으로, 공동주택 880여 가구로 이뤄졌다. 주거타워 동의 높이도 모두 330m가 넘는다.

높이만큼 공사 비용과 기간도 기록적이다. 엘시티는 2006년 부산시의 ‘해운대를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민간공모사업으로 시작했다. 사업비로 약 3조원이 투입됐고, 공사 기간은 12년에 달한다.

투입된 인력과 물량도 만만치 않다. 시공을 맡은 포스코건설은 엘시티 공사 기간 동안 연인원 150만명(하루평균 1019명)의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용면적 85m² 아파트 6500여가구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의 콘크리트(61만㎡), 롯데월드타워의 2배가 넘는 철강재(11만t)가 사용됐다.

부산시가 이처럼 ‘억’소리 나는 비용과 시간을 쏟아부은 이유는 시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사업 의지는 엘시티의 초기 사업명 ‘해운대관광리조트’에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엘시티는 해운대 전망을 품은 호텔은 물론 워터파크와 테마파크, 메디컬&스파 등 다양한 문화ㆍ상업 시설을 갖추고 있다.

[땅집고] 엘시티 3개 동 중앙에 위치한 관광 시설물 야경. /LCT레지던스 홈페이지


그러나 부산시의 원대한 꿈은 아쉽게도 미완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큰 이유로는 사업 운영권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들의 법적 다툼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엘시티의 ▲사계절 워터파크(실내외 3만5238㎡) ▲테마파크(1만9792㎡) ▲메디컬&스파(1만151㎡)는 아직까지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스파의 경우 롯데호텔이 임대해 운영 중이나, 규모가 가장 큰 워터파크는 아직 잔금 상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파크는 엘시티 관광시설 중 가장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부산시가 엘시티 사업 조성 초기부터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 콘셉트를 내세운 이유기도 하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상가 대부분은 공실로 남았다. 엘시티 상가(더몰)는 고분양가로 인해 입주 이후 줄곧 공실 상태다. 분양가만 수십억원이었으며, 현재도 월 임대료는 수백만원 수준이다. 전용면적 54㎡ 1층 상가 기준 월 임대료만 700만원(보증금2억원)에 달한다. 비슷한 면적의 2층 상가는 월 임대료가 대부분 500만원을 웃돈다.

상가 분양 방식을 놓고 입주자대표회의와 시행사 간 갈등도 발생했다. 시행사인 엘시티 PFV 이사회는 상가를 통매각하기로 했는데 매수희망자였던 신세계프라퍼티 등과 협의가 무산되면서 개별 분양을 진행했다. 이 같은 사정으로 엘시티는 화련한 외관과 달리 유령 건물로 방치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시티의 가치는 여전히 시장에서 인정받는 분위기다. 엘시티(주상복합) 전용면적 144.25㎡는 지난해 10월 36억84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면적 161.98㎡은 지난해 3월 4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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