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상에 이런 건물주가 어디 있습니까? 건물을 반으로 쪼개면 월세 수익 100만원이 날아가는데도,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해 건물 사이에 지름길을 만들어주다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천사 건물주 부부’를 칭찬하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동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건물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다란 통로를 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칭찬이 쏟아지고 있는 것.
화제의 주인공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인후동 일대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A씨 부부다. 부부는 과거 이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어린 학생들과 동네 주민들이 매일같이 건물이 들어설 공터를 거쳐 어딘가로 이동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부부가 관찰한 결과 과일 가게가 들어설 땅은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린 학생들이 인후초등학교까지 최단거리로 통학할 수 있는 지름길로 통했다. 각종 상업시설이 밀집해 동네에서 가장 번화가인 사거리로 통하는 길이라 낮에는 가정주부 등 주민들 통행도 매우 잦았다. 그동안 지름길로 쓰였던 부지에 과일가게 건물이 떡하니 들어선다면, 학생들과 주민들이 한 블록을 빙 돌아가야 해서 통행 편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A씨 부부는 당초 계획대로 부지를 꽉 채우는 건물 한 채를 신축하는 대신, 설계를 변경해 건물을 두 동으로 나눠서 짓고 그 사이에 동네 주민들을 위한 지름길을 남겨두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토지건물 전문 업체인 밸류맵에 따르면 과일가게 건물은 경량철골구조로 2013년 12월 신축됐는데, 연면적 110㎡짜리 1동과 132㎡ 규모 2동으로 구분돼있다.
건물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통행로의 바닥면적을 합하면 약 92㎡(27.8평).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비슷한 면적의 인후동 상가 매물들이 보증금 1000만~3000만원에 월세 80만~120만원 정도에 등록돼있다. 만약 부부가 통행로 대신 해당 면적만큼의 점포를 지어 임대했더라면 매달 월세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텐데, 이를 과감히 포기한 셈이다.
부부는 지름길에 CCTV와 전등까지 달아뒀다. 건물이 인도가 따로 없는 골목길을 접하고 있는데, 혹시 모를 교통사고에 대비해 각종 안전 장비를 설치한 것이다.
A씨 부부는 한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우리 동네 주민들과 아이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임대를 줘서)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살기 편한 동네를 만들고 다 같이 화목하게 잘 사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다”, ”이 길이 있는 한 애들이 계속 이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연을 접한 동네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건물주 부부의 선행을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한 인후동 주민은 “누가 자기 땅을 쓰면서 저렇게 길을 내주냐. 정말 감사하다. 안그러면 돌아가야 하는데”라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건물주는 다 돈만 밝힐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훈훈한 사연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댓글도 보인다.
다른 네티즌은 “건물에 통행로가 생기면서 유동인구가 늘었으니 건물주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것 같다.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나 ‘피카츄 돈까스’ 등을 파는 분식집을 차리면 그야말로 대박나는 것 아니냐. 완전 ‘윈윈’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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