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둔촌주공은 제대로 죽쒔는데…10분 거리 단지도 청약 성적 딴판인 이유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2.12.22 07:44
[땅집고] 서울 강동헤리티지자이 25평 분양가와 인근 아파트 단지 최근 호가 비교. /이지은 기자


[땅집고] 서울 강동구 길동에 들어서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서 연이어 수십대일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흥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공급, 1순위 청약에서 각각 47대1, 54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10만 청약설’까지 등장하며 향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점쳐지던 인근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평균 경쟁률이 3.7대 1로 죽을 쑤면서 냉기가 돌았던 시장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약 1.5km 거리에 불과한 두 단지의 청약 성적 분위기가 상반되자, 업계에서는 ‘저렴한 분양가’가 성패를 갈랐다는 의견이 나왔다.

[땅집고] 12월 서울 강동구 분양 단지 경쟁률. /김서경 기자


■ 차로 10분도 안걸리는데…‘둔촌주공’, ‘자이’ 흥행 전혀 딴판

‘강동 헤리티지 자이’와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모두 강동구로, 차로 이동할 경우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강동구 생활권을 공유하는 두 단지는 모두 이번 달에 일반 입주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분양 성적은 딴판이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으나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키며 곤욕을 치렀다. 이 단지 분양가는 ▲49㎡ 8억2900만~8억8100만원 ▲59㎡ 9억7940만~10억6250만원 ▲84㎡ 12억3600만~13억1280만원 등이다. 중도금 대출 허용 기준이 분양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조정됐는데도 국민평형인 84㎡의 대출이 막혔고 이는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500m 떨어진 성내동 ‘성내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2016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5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현재 매매가는 14억원부터 시작된다. 이 단지 호가와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가를 단순 비교해보면 시세차익은 최대 1억6400만원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를 고려하면 두 단지의 실질적인 가격 차는 더 줄어든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발코니 확장비는 1169만~1884만원 수준이다. 분양가가 가장 저렴한 84E 1~2층에 당첨돼도 분양가에 확장비까지 12억5034만원을 내야 한다. 수요자들이 올림픽파크포레온 청약 당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이유다.

반면 ‘강동 헤리티지 자이’ 전용 59㎡의 일반분양가는 6억5485만~7억75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천중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e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2020년 입주)의 현재 호가는 9억8000만원대부터 형성돼 있다. 지난해 9월엔 13억원에 손바뀜했다. 인근 ‘둔촌푸르지오’(2010년 입주) 전용 59㎡는 지난달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에는 12억원에 팔렸다. 주변 시세 보다 2억에서 3억원 가량 싸게 나온 것이다.

인근 단지 거래 시점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강동 헤리티지 자이’ 청약 당첨자는 수억원 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공사 중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을 앞둔 ‘길동삼익파크’(1982년 입주)를 제외하고는 반경 2km 내에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총 1299가구로 이뤄졌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들어서는 '마포더클래시' 아파트. /김서경 기자


■ 마포 더 클래시, 8년차 마래푸보다 저렴…‘싸면 성공’ 법칙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는 경쟁률 14.9 대 1을 기록했다. 총 53가구 모집에 792명이 지원해 무난히 완판될 전망이다. 전용 59㎡ 분양가는 10억2200~10억 5000만원으로, 평당 4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강남권이 아닌 지역에서 평당 4000만원 초과 분양가가 책정된 최초 사례다.

‘마포 더 클래시’ 분양가가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인근 단지 시세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 이 단지와 붙어 있는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2021년 입주) 전용 59㎡는 지난해 8월 17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현재 매매가는 14억원부터 나와 있다. ‘마포 더 클래시’ 분양가는 8년차에 접어든 옆 단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의 지난달 실거래가(11억3000만원)보다 저렴하다.

이처럼 저렴한 분양가는 지방에서도 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 덕분에 세자리 경쟁률을 보인 사례도 있다. 지난달 분양한 ‘갑천2블럭 트리풀시티 엘리프’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99.27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4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4만7055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84㎡ A타입(공공분양)으로, 32가구 모집에 8105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53.28 대 1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갑천2블럭 트리풀시티 엘리프’ 전용 84㎡ 분양가는 4억6260~4억6620만원이다. 갑천1블럭에 지어진 ‘트리풀시티레이크포레’(2021년 입주) 전용 84㎡ 호가가 8억부터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반값 아파트’인 셈이다. 같은 생활권의 ‘도안리슈빌’(2014년 입주)은 이번달 5억400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가 높은 시세 차익을 보장하는 게 아니지만, 수요자들을 본청약으로 끌어들이는 데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시세 차익은 추후 아파트를 매도한 뒤 생기는 돈”이라면서 “분양가와 인근 단지 시세를 비교하면 대략적인 차익을 알 수 있고, 수억에 달하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이 부분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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