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인천 송도 아파트값이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를 인천 집값 바닥의 시그널로 보고 지금이 인천 아파트 구입 적기로 보는 관측도 있다. 실제 11월 인천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수세가 살아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인천 아파트 가격이 8.26% 하락했다.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송도국제도시 연수구는 11%나 급락했다. 송도의 경우 집값이 절반 이상 뚝 떨어진 아파트도 수두룩하다. 업계에선 인천 집값이 “저점에 다 이른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전문가들 역시 집값 하락기에 바닥을 예측할 수 있는 기준으로 ‘고점 대비 40% 이상 가격 하락 시점’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인천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내년 입주 물량도 늘어나 아직은 바닥으로 보긴 시기상조란 의견도 팽배하다.

■ ‘12억→6억’ 송도 집값 줄줄이 반토막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더샵송도마리나베이’ 84㎡은 지난달 12일 6억원(25층)에 실거래됐다. 올해 2월 12억 4500만원(13층)에 신고가 거래됐는데 절반 이상 하락한 셈이다.

같은 시기 ‘송도SK뷰’ 84㎡도 작년 9월 기록한 신고가 10억 4000만원(32층)보다 4억원 하락한 5억 9500만원(31층), 6억원(28층) 등에 거래됐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59㎡는 4억 2000만~4억 9900만원에 거래돼 작년 신고가 8억 2000만원(18층)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일부 수요자들은 송도 집값이 이른바 ‘바닥을 쳤다’고 보고 매수에 나서는 사례도 나타났다. 11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거래 건수는 127건으로 나타났다. ▲7월 47건 ▲8월 70건 ▲9월 55건 ▲10월 70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토막난 거래 대부분이 집주인들이 집값을 크게 낮춰 시장에 내놓은 매물들이다.

■내년 미분양·입주 물량 대폭 늘어나…“저점? 시기상조”

하지만 하락한 인천 집값조차도 저점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란 관측도 많다. 앞으로 인천 전반에 집값 하락 요인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 인천에는 입주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직방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은 15만5470가구이며 이 가운데 인천 송도, 검단신도시 등에 4만1917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작년 3만여가구보다 1만가구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지난 8월 이후부터 인천지역에 미분양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인천의 미분양 가구 수는 10월 기준 1666가구로 올해 1월 423가구 대비 3배나 폭증했다. 10월은 동구 미분양 가구가438가구, 서구는 328가구, 계양구가 306가구,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245가구로 뒤를 이었다. 부평구 194가구, 미추홀구 77가구, 남동구 8가구가 집주인을 찾지 못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연구원은 “송도 등 수도권 외곽지역의 경우 투자 수요, 가수요 등이 많이 몰리면서 지난해 가격 상승폭이 커졌는데, 하락기에 가장 먼저 가격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내년에도 수도권 전반에 집값이 더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먼저 거품이 빠진 지역은 다른 곳보다는 하락폭이 작을 수도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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