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월급 한푼도 안 쓰고 14년 꼬박 모아야 서울 집 산다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12.21 08:16 수정 2022.12.21 09:06

[땅집고]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추이. /국토교통부


[땅집고]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 동안 모아야 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월까지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조사 면접을 진행한 결과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중위수 기준 10.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PIR은 역대 최대치로, 전년(8.0배)보다 높아졌다.

PIR이란 월급을 하나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즉 PIR이 2020년 8.0배에서 2021년 10.1배로 늘었다는 것은,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년에서 10.1년으로 무려 2년이나 더 길어졌다는 얘기다.

수도권 PIR을 보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넘게 6.7~6.9배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집값이 급등한 2020년 이 수치가 8.0배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0배를 넘겼다. 특히 서울의 PIR은 2020년 12.5배에서 14.1배로 훌쩍 뛰었다. 서울 다음으로는 세종(10.8배)과 경기(9.9배)가 높았다.

반면 임차인들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소폭 줄었다. 전국 기준 RIR은 15.7%(중위수 기준)로 전년(16.6%) 대비 감소세다. 수도권 RIR 역시 18.6%에서 17.8%로 낮아졌다. 다만 서울은 이 수치가 2020년 21.3%에서 지난해 21.6%로 증가했다. 서울 임차가구는 월 소득의 21.6%를 임대료로 쓴다는 얘기다.

[땅집고] 주택 자가점유율 추이. /국토교통부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2020년과 동일한 수준인 60.6%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끌' 매수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자가보유율이 2008년(56.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 54.7%를 기록하긴 했지만, 지방 자가보유율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수치를 끌어내린 결과다.

자가보유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뜻하는 자가점유율은 57.3%였다. 전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자가점유율은 2019년(58.0%)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다.

생애 처음으로 내 집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2020년과 같았다. 2010년 8.5년을 기록한 뒤 2014년부터 6.9~7.1년 사이를 오갔는데, 2020년 들어 이 기간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주거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줄어들고 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2014년 이후 5%대를 유지했다. 이후 2020년 4.6%, 지난해는 4.5%로 감소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3.9㎡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5년으로, 전년 7.6년과 별 차이 없었다. 점유형태별로는 자가 가구가 10.5년, 임차 가구가 3.0년을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택 거주기간이 2년 이내로 짧은 가구는 전체의 37.2%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자가 가구가 19.6%, 임차 가구가 61.4%를 차지했다.

청년 가구의 81.6%는 임차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 임차 가구의 전국 RIR은 16.8%였다. 신혼부부 가구의 43.9%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아파트(72.5%)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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