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새 아파트 기다리는 사람 무지하게 많습니다. 다들 청약만 목빠지게 기다려요.”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 공포가 엄습하고 있지만 경남 창원시는 딴판이다. 구(舊) 창원으로 불리는 의창·성산구에서 올해 하반기 일반 분양에 나선 한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100 대 1을 넘겼다. 현지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졌다는 점을 가장 큰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창원에서는 이달에도 2000여가구가 분양하는데 청약 흥행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의창·성산구는 직주근접 수요 탄탄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창원에서 분양한 6개 아파트 단지는 모두 완판했다. 특히 의창·성산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경쟁률은 속칭 대박을 기록했다. 올 8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마크로엔’이 대표적. 이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105.32대 1을 기록했다. 1군 브랜드인데다 공공택지에 짓다보니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여기에 도보권에 초·중·고를 두루 갖춘 이른바 학세권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창원 센트럴파크 에일린의 뜰’도 일반분양 1순위 평균 경쟁률이 32.94대 1에 달했다.
롯데건설이 이달 창원 의창구에 짓는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 1965가구다. 의창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롯데캐슬 당첨을 위해 청약통장을 아낀 경우도 많다”며 “공공택지 분양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공원과 아울렛, 병원, 터미널 등이 도보권에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의창·성산구 청약 완판 배경으로는 우선 직주근접 수요가 탄탄한 점이 꼽힌다. 남쪽에는 LG전자와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한국GM, 효성중공업 등이 입주한 창원그린테크밸리(창원국가산업단지) 등이 있다. 북쪽으로 경남도청과 경남경찰청, 법조타운, 도교육청 등 관공서가 밀집해 있다.
신축 아파트가 없는 것도 원인이다. 창원은 주거용지가 적은데다 지형 특성상 다른 도시와 달리 재건축ㆍ재개발 사업도 많지 않았다. 실제로 구 창원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 지형인데다, 개발된 땅이 많지 않다. 의창ㆍ성산구 총 면적은 293.95㎢인데, 이 중 전답이 많은 읍·면 지역(167.22㎢)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인구 5명 중 1명만 읍·면 지역에 거주한다. 총 인구 46만4727명(11월 기준) 중 약 40만명은 도심에 산다. 공단이 많은 것도 주거지가 적은 요인 중 하나다.
■노후 아파트 많아 신축 인기 높아
창원지역에 신축 아파트 공급도 크게 부족했다. 이 지역은 박정희 정권 시절 계획도시로 조성돼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가 공급됐다. 성산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진해나 마산에는 오래된 집이 많은데, 성산구는 그렇지 않다”며 “재건축 연한을 채운 아파트들이 추진위원회를 꾸려서 관련 절차를 밟고 있지만 분양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경우 주택 면적과 골목길이 모두 큰 널찍해 재개발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규 아파트 분양이 귀해졌다. 청약홈에 따르면 성산·의창구 분양 가구수는 2019년 39가구, 2020년 665가구, 2021년 1926가구에 불과했다. 내년에는 3개 단지, 2337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과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 창원 분양시장의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청약 경쟁률은 신축, 즉 질 좋은 신축 주택에 대한 수요를 보여준다”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이 지역 청약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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