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예정된 수도권 공공분양 사전청약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서울 분양시장에 나온 둔촌주공, 장위4구역은 경기 침체 여파와 고분양가 논란 끝에 청약 경쟁률이 한자릿수에 그치며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공공분양은 저렴한 가격이 최대 강점이다. 올해 하반기 예정인 고덕강일3단지 등은 사전청약으로 진행돼 시세보다 더욱 저렴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저렴한 가격’만 담보된다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달 중 고덕강일·고양창릉 등 3000여가구 공공분양 사전청약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청년・서민 내집마련 기회 확대, 공공분양 50만호 공급’ 안에 따르면 이번 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고덕강일 3단지(500가구), 경기 고양창릉S3( 1322가구), 남양주 양정역세권(549가구), 남양주 진접2 (754가구) 등 총 3125가구가 주인 찾기에 나선다.
사전청약은 나눔형과 선택형, 일반형 중 하나로 진행된다. 고덕강일3단지, 고양창릉, 양정역세권이 해당되는 ‘나눔형’은 분양가가 인근 단지 시세의 70% 이하로 책정되지만, 의무거주기간 후 거둘 수 있는 시세차익이 70%로 제한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받지 않으며, 분양가의 최대 80%를 1.9~3.0%의 금리에 빌릴 수 있다.
저렴한 분양가가 가능한 이유는 이들 단지가 토지임대부 공공분양주택으로 분양되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땅은 SH가 소유하고 그 땅에 지은 아파트만 분양하는 것으로, 매달 토지 임대료를 내야한다. 올해 초 SH는 이 단지 토지임대료를 월 30만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지난달 초 고덕강일3지구 분양가의 최대 80%를 최소 1.9%에서 최대 3% 금리에 빌릴 수 있다. 현재 시중 전세대출 금리는 9%를 바라보는 수준이다.
예컨대 7000만원을 가진 A씨가 주택 분양가 3억5000만원 중 2억8000만원을 40년에 걸쳐 원리금균등으로 빌릴 경우, A씨는 매달 원리금으로 최소 83만~최대 100만원에 토지임대료 30만원을 내야한다. 최대 130만원 월세를 내는 것과 다름없다.
바로 옆단지인 강동리버스트4단지 전용 59㎡는 이달 초 4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 이 평형 전세가는 6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시장 침체로 현재 전세 호가는 3억8000만원부터 나와 있다. 월세 매물 최저가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30만원으로 나와 있다. 고덕강일3단지 분양가와 토지임대료가 예상보다 비싸게 나온다면 자칫 메리트를 잃을 수 있다.
■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도 청약 참패…공공분양 완판될까?
올해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청약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다. 지난 6일 진행된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일반분양 경쟁률은 3.7대 1, ‘장위자이레디언트’ 경쟁률도 3.13대 1에 그치는 등 사실상 흥행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공공분양에도 적잖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가격 경쟁력만 있다면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전세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도입됐다는 점에서 사회적 필요성은 예전보다 덜한 상황”이라면서도 “10년 전 분양한 강남의 토지임대부 주택 역시 시세가 많이 오른 것을 고려할 때 진입장벽이 낮다면 이번 공공분양은 대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시장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된 ‘LHS강남브리즈힐(402가구)’ 전용면적 84㎡는 2억2000만원 선에서 분양됐으나, 2019년 12월 8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평형대 매매 호가는 12억원부터 형성돼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임대부 주택은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사용하더라도 여전히 불안감이 있는 전월세보다 안정적인 주거지”라며 “단점은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면 사소한 결함으로 치부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들은 일대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데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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