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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팍도 '응찰자 0명' 굴욕…경매 쏟아지는데 살 사람이 없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12.15 11:30 수정 2022.12.16 10:32

[땅집고]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 경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낙찰률은 바닥권에서 헤매고 있다. 부동산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심리가 크게 작동하면서 투자자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162건 중 23건만 주인을 찾았다. 낙찰율이 14.2%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법원이 문을 닫았던 2020년 3월을 제외하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21년 만에 역대 최저치다. 심지어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13일 입찰에서 응찰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서울 강남, 목동 아파트도 외면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경매 매물 증가와 감정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려면 내년 하반기 정도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응찰자 ‘0명’…강남·목동 아파트도 줄줄이 유찰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진행한 경매에서 ‘아크로리버파크’ 84㎡(이하 전용면적)가 감정가 42억원에 나왔는데, 단 한 명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주택형은 현재 가장 낮은 호가가 38억원 수준이지만 경매에서는 42억원으로 비싸게 나왔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최저가격의 80% 수준까지 낮아져야 낙찰될 것으로 예상했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 전현희 기자


이날 강남구 청담동 현대3차 85㎡도 1회차(28억 1000만원)보다 낮은 22억 4800만원에 나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날 매각 예정이었던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45㎡(1회 유찰)는 매각기일이 내년 1월 31일로 변경됐다.

오는 15일 경매에는 유찰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를 비롯해 서초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에스’, 여의도 시범 아파트, 강남구 ‘청담 자이’ 등 강남권 대표 아파트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알짜 아파트들이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관련 규제를 풀었지만, 강남과 목동의 노후 재건축 예정 단지들도 예외가 없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4단지는 108㎡가 감정가 19억 7000만원에, 71㎡는 감정가 17억2000만원에 나왔지만 각각 두 차례 유찰됐다. 이 단지 71㎡는 오는 20일 11억80만원으로 경매에 부쳐진다. 감정가 17억2000만원에 나온 해당 매물은 지난 10월 1회차 경매를 진행했으나 유찰됐고, 지난달 감정가의 80%인 13억7600만원에도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해 세 번째 경매를 앞두고 있다. 같은 주택형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6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13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84㎡도 감정가 27억9000만원으로, 5년 만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외면받았다.

‘도곡1차 아이파크’ 84㎡는 19억 8800만원에, 타워팰리스 163㎡는 40억원에 각각 경매로 나왔지만 유찰됐다. 서초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60㎡ 역시 30억60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서초구 방배2차 현대홈타운 전용 115㎡는 감정가 25억 2000만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두 차례나 유찰됐다.

■내년 하반기쯤 아파트 경매 쏟아질 것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경매 매물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1월 전국 아파트 경매 건수는 1904건으로 집계됐다. 전월(1472건) 대비 29.3% 늘어나 올해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2021년 3월(2029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수도권 아파트 입찰 건수는 서울 162건, 경기 321건, 인천 131건으로 연초 대비 2~3배 이상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집값이 하락 국면인데다 내년에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강남이라도 지금 가격에선 낙찰자가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경매 매물이 더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 아파트의 경우 최근 유찰 물건이 늘었지만, 한 차례 유찰되면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2회차 또는 3회차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본격적으로 고금리 여파가 경매시장에 반영되려면 9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경매 시장에 아파트가 쌓일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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