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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분양했다 폭망, 일단 미뤄!"…수도권 공급 쪼그라든다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2.12.13 13:39
[땅집고] 시행사인 엘리움주택(주) 측은 동탄2신도시 C18블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대방엘리움’의 분양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독자 제보


[땅집고] 부동산 혹한기가 이어지면서 입지가 좋은 수도권에서 분양 일정을 기약 없이 미루는 사업지가 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 일정이 밀리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경제 변수로 인해 분양 일정이 대거 밀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여기에 민간 사전청약까지 싹 밀리면서 내년 공급 물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금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는 방증”이라면서 “당분간 입지가 매우 뛰어나거나 인지도가 확실한 곳이 아니면 분양 일정이 밀리면서 공급이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땅집고]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C18블록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대방엘리움' 대상지./강태민 기자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행사인 엘리움주택㈜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C18블록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대방엘리움’의 분양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이에 화성시청은 공고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주택건설사 건축 감리자 모집 공고’를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시장 상황을 고려한 사업주체 측의 사업 시점 연장’ 때문이라고 했다. 당초 공사 기간은 내년 1월2일부터 2026년5월2일까지였으나, 이제는 기약이 없어졌다.

/화성시청

대방엘리움 외에도 지난 2년간 화성시 내에서 분양 일정을 연기한 단지는 9곳에 달한다. 화성시청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사업승인을 받고 나서 착공신고와 감리 등 후속 절차를 연기 요청한 곳은 ▲남양뉴타운 3곳, ▲향남2지구 3곳, ▲비봉지구 1곳, ▲동탄2지구 2곳 등이다. 가구 수만 5479가구에 달한다. 시청 관계자는 “사업 승인이 난 이후 분양 일정을 미루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시장 상황 영향 탓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은 작년 이미 부동산 가격이 정점을 찍고 금리가 치솟으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건설경기 침체, 건설사 PF 대출 뇌관까지 터지면서 입지나 브랜드가 애매한 단지들 위주로 분양이 연기되고 있다. 이주비를 조달해야 하는 등 당장 털어내야 하는 물량이 아닌 사업장은 최대한 분양을 미루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중견 시행사조차도 분양했다가 미분양이 나면 부도날 각오를 해야 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승인을 받는 과정까지도 시공사가 투입한 금액이 적지 않겠지만, 더 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고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 시작 전인 선분양은 후분양보다 투입된 금융 비용은 적다고 해도 일정 연기 자체가 시공사ㆍ시행사에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조선DB


여기에 민간 사전청약까지 올스톱되면서 공급 물량은 더 줄어들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6개월 내 사전청약’을 조건으로 민간사업자들이 사놓은 전국 공공택지 34곳은 지난달 11일 LH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지난달 10일 정부가 공급 주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전청약 의무 규제를 완화하자마자 사전청약 기한을 연장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의정부 우정과 경기 화성 동탄2지구를 포함한 수도권은 17곳, 지방은 15곳이다.

민간 사전청약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올 하반기 청약경쟁률이 1대1을 넘은 곳은 3곳에 불과할 정도로 관심도가 뚝 떨어져 건설업계 뇌관으로 떠올랐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본청약 단계에서 입주권을 포기할 경우 미분양 물량으로 전환돼 주택사업 부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 상황이 역으로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는 수요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분양가를 높여 팔아도 분양이 완판되기 때문에 주택 공급자가 돈을 버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수요자가 집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면서 “공급이 줄어도 기축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 모두 값이 떨어져서 내 집 마련 수요자는 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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