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마곡이 버티는 이유요? 눈 앞에 개발 호재가 바로 보이는데 팔 이유가 없죠. 여기는 대기업 다니는 고소득자거나 집안에 돈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금리 좀 오른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아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속칭 대장 아파트는 마곡엠밸리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곡엠밸리는 지난 4개월간 매매 거래를 찾아볼 수 없다. 마곡엠밸리 7단지 전용 85㎡는 작년 9월 17억5500만원을 끝으로 거래가 없다. 마곡엠밸리14단지 전용 85㎡는 작년 12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마지막이다. 올 4월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84㎡가 16억5000만원에, 8월 마곡엠밸리14단지 전용 114㎡가 17억원에 거래됐다.
마곡지구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엠밸리는 매물이 거의 없고 한 두 건 나온 급매라고 해도 15억원 아래로는 내놓지 않는다”면서 “최근 마곡힐스테이트 전용 84㎡에서 거래된 11억원대 급매는 압류가 있는 매도자가 급하게 내놓은 특이 사례"라고 했다. 그는 또 "마곡지구 실거주자 중 대출받아서 산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 애초에 분양가도 4억원대로 낮아서 부담도 없다”면서 “더군다나 눈앞에 개발 호재가 보이는 상황에 제아무리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실거주자 중 대기업 다니는 고소득자나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개발이 모두 끝날 때까지는 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 아파트 가격은 흔들림이 없다. 서울 외곽을 비롯해 강남권에서도 급매 거래가 속출하는데 마곡지구는 급매 자체를 찾아볼 수 없다. 현지에서는 탄탄한 '대기업 인프라'와 ‘개발 호재’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강서구 평균 집값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편이 아니지만 마곡지구는 다르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코오롱에쓰오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많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실제 마곡지구는 수만 명의 대기업 사무·연구직의 거주 수요가 많고, 여의도와 김포공항에 종사하는 직장인 배후 수요가 받쳐주는 지역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마곡지구는 일자리가 많고 새 아파트 위주의 실수요자들이 들어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격 조정폭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일자리가 더 늘어날 곳이어서 가격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마곡지구에는 앞으로 대기업 투자가 여럿 이뤄질 예정이다. LG전자는 LG사이언스파크 2단계 건설에 2024년 12월까지 415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랜드가 짓고 있는 마곡 글로벌R&D센터도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삼진제약, 대웅제약을 비롯한 제약바이오 기업도 마곡산업단지에 신사옥과 연구시설을 짓고 있다.
마곡지구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마이스 단지 개발 수혜 지역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마곡, 잠실, 서울역 일대를 마이스 3대 거점으로 정하고, 오는 2027년까지 마이스산업 고도화를 이끌 전시 컨벤션센터와 호텔, 공연장, 경기장, 쇼핑몰 등을 짓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마곡지구도 조만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매수급지수가 60정도인 현 상황에서 마곡만 나홀로 계속 버틸 수 있다고 보는 건 단편적인 생각”이라며 “강남도 지금 같은 하락 반전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마곡에 아무리 대기업이 많고 개발 호재가 있어도 강남보다 나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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