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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청약설' 둔촌주공 처참한 성적…분양시장 초긴장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12.07 10:20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모델하우스 전경. /땅집고TV


[땅집고]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10만 청약설’까지 돌았던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의 1순위 청약자 수가 1만3600여명에 그쳐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평균 청약 경쟁률 역시 3.7대 1로 당초 예상보다 낮았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새아파트 분양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꼽히던 둔촌주공 청약 성적이 생각보다 저조해, 앞으로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은 이보다 더 심각한 한파를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만 청약설 틀렸네…과거 강동·송파구 분양 성적과 비교해도 ‘참패’ 수준

[땅집고] 서울 강동구과 송파구에 분양한 주요 아파트 단지 청약 성적. /이지은 기자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1차 청약에(3695가구 모집)는 1만3647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을 계산하면 약 3.7대 1이다. 총 16개 주택형 중 11개가 예비당첨자 수를 채우지 못해 1순위 기타지역 청약도 진행하게 됐다. 지난 5일 특별공급 경쟁률 역시 평균 3.28대 1에 그쳤다.

이 단지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총 1만2000여가구 매머드급 규모인 만큼 올해 분양시장 최대 관심사였고, 청약자 수가 1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올림픽파크 프레온의 흥행 여부는 향후 분양시장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인식됐다.

경기 침체로 기대수준은 낮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보다 저조한 청약 성적에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고금리, 집값 하락 등으로 미분양이 쌓이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림픽파크 프레온의 분양성적은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거 인근에 분양했던 단지들과 비교해 봐도 처참한 수준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자주 비교 대상이 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는 2015년 1216가구 모집에 4만2000여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34대 1이었다. 2016년 분양한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은 1순위로 풀리는 1621가구에 3만6000여명이 청약 접수해 평균 2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한날 한시에 청약을 받은 송파구 ‘위례포레샤인’ 15단지와 17단지 청약자 수가 도합 1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1순위는 ‘중도금 대출’에 발목 잡혀, 특공은 ‘소형주택’ 외면받아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주택형별 분양가. 34평 기준 12억원을 돌파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이지은 기자


전문가들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부진한 성적표에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고 고금리인 상황에서 34평(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중도금 대출 가능선인 12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비싸게 책정된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4년여 동안 이어진 부동산 활황기와는 달리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약화된데다, 치솟는 금리에 비싼 대출이자까지 부담하면서 고분양가를 감당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림픽파크 포레온’ 1순위 당해지역 청약 결과를 자세히 보면,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주택형 중 면적이 가장 크면서 3베이 판상형 설계를 적용한 59㎡ A타입에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총 4880명으로 전체 청약자 수(1만3647명)의 약 36%를 차지한다. 반면 분양가가 12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84㎡의 경우 선호도가 높은 4베이 판상형인 A타입에도 1968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B타입 138명 ▲C타입 188명 ▲F타입 183명 ▲G타입 76명 등 청약자 수가 비교적 적었다.

특별공급의 경우 모든 주택이 전용 49㎡ 이하 소형이었던 점이 낮은 청약 경쟁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특별공급으로 배정할 수 없는데, 이 단지에서 9억원 미만에 분양하는 주택이 원룸형인 29㎡를 비롯해 투룸 구조인 39~49㎡ 주택형 밖에 없었던 것. 가족 수가 최소 5명이어야 하는 다자녀 유형이나 부모와 함께 사는 노부모 유형으로 2인가구가 살기에도 좁은 39~49㎡에 청약하도록 되어있는 등, 특별공급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바람에 경쟁률이 낮을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계약 우려도 ‘솔솔’…1순위 기타지역 청약까지 지켜봐야

이번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 결과에 건설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입지와 상품성 면에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이 단지마저 성적표가 부진하다면, 올해 남은 기간이나 내년 이후 분양하는 아파트는 미분양·미계약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제 서울에서도 분양 한파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땅집고] 이달 7일 진행하는 1순위 기타지역 청약자까지 고려하면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자 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입주자모집공고


다만 일각에선 이달 7일 진행하는 1순위 기타지역 청약 결과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총 16개 주택형 중 11개가 예비당첨자 수를 채우기 위해 1순위 기타지역 청약을 진행한다. 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만 청약할 수 있던 당해지역과는 달리 기타지역에는 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와 수도권(경기·인천)까지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미분양이나 미계약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땅집고 유튜브 채널 방송에 출연해 “둔촌주공을 제외하면 사실상 서울에서 분양받을 만한 대체할 곳이 없다. 둔촌주공 분양가가 송파구 헬리오시티 시세보다 20% 이상 낮기도 하다”며 “미분양은 발생하지 않고 당첨 후 계약률도 100% 나올 것으로 본다. 다만 84㎡는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아 59㎡로 청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이달 15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다. 내년 1월 3~17일 계약을 진행한다. 의무거주기간 2년, 전매제한 8년을 적용한다. 만약 이 아파트 청약 당첨을 포기하면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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