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으악! 또!"…에어컨 실외기에 비둘기 밥 주는 무개념 이웃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12.04 09:44 수정 2022.12.04 15:39
[땅집고] 아랫집 이웃이 에어컨 실외기에 둔 모이에 야생 비둘기 떼가 모여든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이제 못 참겠습니다. 비둘기 털에, 똥에 창문도 못 열고…. 이게 사람 사는 겁니까?”

아파트에 사는 A씨 가족은 최근 바로 아랫집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아파트 이웃간 갈등이라면 층간소음이 대부분인데 A씨 가족이 직면한 문제는 좀 특이하다. 아랫집 거주자가 에어컨 실외기 위로 계속 비둘기 밥을 주는 바람에, 아파트로 달려드는 수십마리 비둘기떼의 배설물과 털 등 잔해물로 인해 A씨 가족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A씨는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리며 “처음에는 큰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 참았다. 그런데 주말에 청소하다 보니 8살 딸아이 방에 비둘기 털이 있어 못 참겠더라”며 “당최 왜 실외기 위에서 비둘기 밥을 주는건가. 정말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땅집고] 비둘기 무리가 떠난 자리에 배설물과 털 등이 남아있어 위생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아랫집 이웃이 뿌린 모이를 보고 아파트로 달려드는 야생 비둘기 떼 영상도 찍어 올렸다. 영상에는 비둘기 수십마리가 모이를 먹으러 실외기에 앉았다가 한꺼번에 푸드득 날아오르는 장면이 담겼다. 비둘기가 떠난 자리에는 배설물과 털이 수북히 남아 미관상으로나 위생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어 보였다.

A씨는 아랫집을 찾아가 항의했지만 “내 집에서 내가 밥 주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피해 준 것도 없지 않느냐”도 말해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대화로 풀라’는 식으로 한발 뺐고, 관할 시청 관계자도 “관리사무소에 민원이 들어왔다고 말하겠다”는 식의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땅집고]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문에도 아랑곳없이 모이를 먹기 위해 건물 주변에 비둘기떼가 몰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경우 이웃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환경부는 2009년부터 비둘기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유해조수란 서식밀도가 높아 배설물이나 털 날림을 유발해 건물 부식 등 재산상 피해를 주거나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물을 말한다. 자치구별로 유해조수인 야생 비둘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알·둥지를 제거하고, 인위적인 먹이주기를 자제하라는 내용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거나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서울시


2016년 서울시가 이웃분쟁조정센터를 통해 동물 분비물 때문에 벌어진 갈등을 조정한 적이 있어 주목된다. A씨 사례와 비슷하게, 위층에서 비둘기 모이를 주는 바람에 아랫집에 비둘기 털과 배설물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해 갈등이 벌어졌던 것. 해당 사건은 위층이 아래층에 청소비용으로 1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조정돼, 아랫집이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와 비교하면 조정금액이 적다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A씨에게 “아랫집에 비둘기 기피제를 사서 뿌려라”, ”엘리베이터에 아랫집 이웃의 신상을 공개하는 글을 붙여 망신을 줘 버려라”는 등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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