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계 시장이 우리 가요나 영화, 드라마에 열광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최근 높은 시청률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송중기)이 한 말이다. 드라마에서 그는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거듭난다고 강조하며 ‘새서울타운 디지털미디어시티 택지개발계획도’를 펼쳤다. 그러나 동료는 이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하는 1990년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는 바로 쓰레기 매립지였기 때문이다. 과거 ‘난지도’로 불린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일대는 1990년대까지 서울 도심에서 싣고온 쓰레기 종착지였다.
2000년 4월, 서울시는 ‘상암 새천년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내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인 상암동 일대에 정보와 환경을 연결한 미래형복합도시를 세운다는 것이다.
당시 계획안에 따르면 신도시 북쪽 17만1000평 부지에는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분야의 국내외 유수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DMC를 조성하고, 첨단과학관과 전문인력을 키우는 훈련센터가 들어선다. 한강변에 붙은 남측에는 대형 밀레니엄 공원을 만든다. 이 사이에는 총7000가구 안팎의 환경친화적 아파트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DMC 근무인력과 장기 체류자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전체 신도시 건설을 2010년까지 마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월드컵을 한 해 앞둔 2001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이듬해 5월 월드컵공원이 개장했다. 2003~2010년 상암월드컵파크 아파트 1~12단지가 완공했다.
현재 상암동은 방송국와 엔터산업 중심지로 불린다. MBC, SBS, YTN, JTBC, CJ E&M 등 다양한 미디어 기업이 대거 자리잡았다. 유관 산업도 DMC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이달 기준 마포구에 등록한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인허가는 533개(폐업ㆍ전출 제외)에 달한다.
DMC 월드컵파크 아파트들은 ‘직주근접’ 강점을 내세워 일대 직장인들을 끌어모았다. 상암동 월드컵파크 1~12단지를 합하면 8000가구가 넘는다. 상암월드컵파크 4, 6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8월 각 14억과 14억4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DMC의 단점은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다니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다소 멀다는 것. 그러나 주민들은 현재 상암동에서 대형마트, 영화관 등 웬만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크게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다. 아울러 상암동에 서부광역철도 ‘대장~홍대선’(이하 대장홍대선) 상암역이 예정돼 있다. 유일한 단점인 지하철 이용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도 시간 문제인 셈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DMC’는 상징적인 이름이 됐다. DMC가 있는 마포구 상암동보다 서대문구와 고양시 덕양구에서 단지명에 DMC 를 더 선호하고 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센트럴아이파크’, 덕양구 덕은지구 ‘DMC두산위브더퍼스트’가 대표적이다. 두 단지는 디지털미디어시티사거리와 직선거리로 각 2.7㎞, 3.6㎞ 떨어져 있다. ‘DMC두산위브더퍼스트’는 은평구 구산역과 1.7km 거리지만, DMC를 택했다. 정작 상암동 대장 아파트인 월드컵파크아파트가 단지명에 ‘DMC’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DMC는 도대체 어디까지인가’라는 반응이 나오다. 한 누리꾼은 “파주까지 DMC”라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단지명에 일률적으로 DMC를 강조할 게 아니라 가재울, 서대문 등 해당 아파트 주소를 써야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로 남가좌동 ‘래미안 DMC 루센티아’는 DMC를 떼고 ‘래미안 루센티아’로 단지명을 바꾸기도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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