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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빵집 어마어마하네'…바야흐로 베이커리 카페 전성시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2.11.29 08:16 수정 2022.11.30 15:04
대한민국 제과명장 홍종흔 대표가 경기 오산에서 운영하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 ‘골드헤겔’. 대지 3300여 평에 소나무와 바위로 된 조경시설, 흰색 외관,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를 갖춰 SNS에서 ‘빵의 성지’라고 불린다. /골드헤겔


경기 화성 동탄1신도시와 오산시 경계에 있는 오산시 외삼미동. 지난 27일 오후 동탄신도시 북쪽에서 내려가다 보니 나지막한 언덕 위에 새 하얀 건축물 눈길을 사로 잡았다. 흰색 외벽에 네모 상자를 엇갈려 쌓은 독특한 외관이 멀리서도 잘 보인다. 이 건물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베이커리 카페 ‘골드헤겔’이다. 독일어로 황금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대한민국 제과명장인 홍종흔(59) 대표가 운영한다.

언덕으로 올라가자 골드헤겔 인근에 한정식집·간장게장집·스타벅스 등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었다. 골드헤겔은 이 가운데 대형 소나무와 크고 작은 바위에 둘러싸인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이다. 이곳은 SNS(소셜미디어)에서 속칭 ‘빵집의 성지(聖地)’로 꼽힌다. 월 매출만 5억원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팀이 찾아간 이날도 500평이 넘는 매장이 손님으로 가득 차,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소금빵·몽블랑·명란바케트 등 인기있는 빵을 사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야 했다. 동탄신도시에 사는 김모씨는 “빵도 정말 맛있고, 내부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편안한 느낌을 줘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했다.

바야흐로 베이커리 카페 전성시대다. 이제는 전국 어디에서나 멋진 인테리어를 갖춘 베이커리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정도다. 하지만 베이커리 카페를 연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처음 시도한 장본인이다. 1991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7평짜리 가게를 차렸던 그는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하기 힘들어 고민 끝에 색다른 콘셉트를 적용한 빵집을 열었다. 2001년 서초구 반포동에 180여평 규모로 차린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 ‘마인츠돔’은 속칭 대박을 쳤다. 홍 대표는 “당시 빵집에서 커피 같은 음료를 파는 경우가 없었다”면서 “넓은 공간에 주차장을 두고 수많은 종류의 빵을 진열하면서 음료를 함께 판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홍종흔 대표


홍 대표가 꼽는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내부 인테리어다. 강남 거주자들의 고급스러운 취향에 맞춰 엔티크한 가구를 직접 찾아다니고, 그릇과 잔도 수입 제품을 사용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입지도 한몫했다. 1990년대 서초구는 우리나라에서 주거와 업무가 동시에 모인 유일한 곳이어서 고객층이 두터웠다. 아침과 점심엔 직장인, 저녁과 주말엔 가족 단위 손님으로 항상 북적였다. 넓은 주차공간 덕분에 수많은 방문객을 쉽게 수용할 수 있었다. 손님이 붐비자 당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도 앞다퉈 찾아와 벤치마킹을 시도했다.

홍 대표는 이 같은 콘셉트를 곳곳에 확대해 베이커리 카페를 차렸다. 홍종흔베이커리 동탄본점을 비롯해 경기 군포에도 한옥 콘셉트로 지은 대형 베이커리 전문점을 차렸고 현재 압구정·반포·군포 등 수도권에만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홍 대표는 베이커리 카페 차릴 곳을 물색하면서 “갈비집이 들어설만한 곳을 떠올렸다”고 했다. 넓은 주차장을 확보해 차량을 끌고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는 위치, 주변에 작은 규모 주택가가 많고 밥집이 몰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곳을 공략한 것이다. 오산 골드헤겔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아파트가 많고 대지면적만 3300평에 달해 주차대수가 70~80대에 달한다. 홍 대표는 “베이커리 카페는 연면적 100평 정도 규모에 투자비로 5억~6억원 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무엇보다 음료보다 ‘빵맛’으로 승부하는 제과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베이커리 카페 매출 대부분은 음료에서 발생한다”면서도 “하지만, 빵맛이 좋아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5형제 중 막내였던 홍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18세에 당대 최고 제과점이던 나폴레옹 과자점에서 빵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2005년 프랑스에서 열린 제과 월드컵에서 앙트르메 케이크 부문과 설탕 공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날렸다. 2012년에는 전국에 단 15명 밖에 없는 대한민국 제과명장 반열에도 올랐다. 대한제과협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사단법인 ‘대한민국 명장회’ 회장을 맡고 있다.

홍 대표에게 맛있는 빵을 만드는 비결을 물었더니 “기본에 충실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옛날엔 나폴레옹 제과점의 숨은 레시피를 알려면 반드시 그 제과점에서 일해야했지만, 요즘은 인터넷 검색하면 세계 각국 빵집의 우수한 레시피를 다 찾을 수 있다”며 “좋은 재료를 쓰고, 반죽과 발효 과정에서 정성을 쏟는 것 외에 답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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