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부과된 종합부동산세가 작년과 비교해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수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곳을 제외하고는 종부세액이 다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종부세액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이 낮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정부가 종부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낮추면서 1인당 평균 세액이 30% 정도 감소했다.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 수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했지만, 고가 주택의 종부세액이 감소하면서 평균 세액이 낮아졌다.

종부세 규모가 큰 고가 주택 보유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려가면서 혜택을 입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을 가진 종부세 부과 대상 1주택자들의 세 부담은 늘어났다. 정부가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을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인상하는 특별공제 법안을 내놨지만, 야당이 반대하면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해당 법안이 도입됐다면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고지인원은 10만명, 고지세액은 900억원 정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초로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이 122만명을 넘어서 역대급 '조세저항'이 예고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첫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1세대 1주택자들의 저항이 거셀 전망이다. 종부세는 미실현이익에 대한 세금이라 실거주용 주택 보유일뿐 어떤 실익이 없는데도 납부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무회계화담의 이정근 세무사는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종부세를 내게 된 1주택자들의 불만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종부세를 몇 차례 납부했던 사람들은 납부 고지에 익숙한 상태지만 처음으로 고지서를 받아든 사람들은 날벼락 맞은 기분일 것이다"라고 했다.

종부세가 고지되고 나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1세대 1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됐다.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납부 고지를 받았다는 한 네티즌은 "시세는 공시가 밑으로 떨어졌는데 종부세까지 내야 하는 상황에 분통이 터진다. 다 쓰러져가는 서울 송파 변두리 아파트 한 채 가진 건데 재산세에 종부세까지 내라고 하니 팍팍하다"며 "이 정도면 서울에 사는 사람은 거의 다 종부세 대상이 아니냐. 재산세도 나눠내는 마당에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워 이의신청에 나설 작정이다"고 반발했다.

서울 송파 가락동의 한 아파트를 단독명의로 소유한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를 내게 됐다. 해당 아파트의 작년 공시가격은 8억7630만원으로 9억원이라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빗겨갔지만, 올해 공시가는 11억1800만원으로 올해 부과 기준인 11억원을 넘겨 첫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최근 몇년 사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 공시가격 12억~15억원대 주택 보유자는 불과 1년 만에 종부세가 3~4배 늘어난 경우도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1일 올해 주택 토지 보유자에게 종부세를 고지하면서 더는 종부세가 부자들만 내는 세금이 아님을 인정했다.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에서 4~5집당 1집꼴로 종부세를 내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낮추고, 세법 개정을 통해 납세자들의 세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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