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같은 지하철 4호선인데, 서울 종착역인 열차가 8대나 지나갈 동안 남양주 가는 진접선 열차는 겨우 1대 온 적도 있습니다. 지하철 개통한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뻤는데, 배차간격 때문에 화만 늘고….”
지하철 4호선 연장 ‘진접선’에 대한 경기 남양주 지역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올해 3월 개통을 앞두고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무너진 지 오래다. 배차간격이 20~30분 정도로 너무 긴 데다가 공지된 열차시간 보다 10여분 더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불편을 넘어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진접선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을 연장해 경기 남양주시 별내별가람역·오남역을 거쳐 진접역까지 운행하는 총 14.89㎞ 길이 노선이다. 올해 3월 19일 개통했다. 진접선을 이용하면 진접역에서 서울역까지 52분 걸린다. 기존에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린 이동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된 셈이다.
그런데 막상 진접선을 이용하는 남양주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진접선 열차 배차간격이 20~30분으로 긴 편인데다, 열차가 지연되는 일도 너무 잦다는 주장이다. 같은 4호선 노선을 쓰는데도 서울 당고개역까지만 운행하는 열차가 약 5분에 한 대 꼴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4호선 서울 종착역인 당고개역에서 20분 넘게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당고개역사 플랫폼이 남양주 시민들로 매번 꽉 차는 광경도 흔한 일상이 됐다.
실제로 다수의 남양주 지역 커뮤니티마다 “이거 말이 지하철이지, 완전 완행열차다”, “남양주 진접행은 서울 당고개행 열차를 3~5대 이상 보낸 뒤에야 겨우 하나 온다. 서울과 남양주를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등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4호선에서 벌인 잦은 시위로 운행 지연사태가 더 빈번해졌다. A씨는 “퇴근시간대 시위때문에 농담이 아니고 당고개행 8대를 보내고 겨우 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진접선 열차를 증설해 배차간격을 단축해달라는 남양주시민들의 집단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남양주시는 현재 진접선 이용객이 예상보다 적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증차를 고려할 만한 단계가 전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진접선 열차 운행은 서울교통공사가, 역사 운영은 남양주도시공사가 각각 담당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비용은 남양주시가 전액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대비 효용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남양주시에 따르면 진접선 3개 역사의 일 평균 승하차인원은 2만5000여명이다. 계획상 예상인원(3만5000명)의 71% 정도에 불과하다. 열차 운임비로 연간 50억원 정도가 걷히는데, 남양주시는 진접선 운영으로 매년 300억원 정도를 쓴다. 즉 예상보다 수요가 부족해 발생하는 손실비용 250억원을 남양주시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남양주시 철도운영팀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승하차인원이 최소 6만명까지는 늘어나야 증차 논의를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 경우에도 운임비 수입이 200억원 정도라 남양주시가 100억원 손실”이라며 “물론 지하철 운영이 수익성보다는 지역 주민들 이동권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흑자를 낼 필요는 없지만,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평상시에는 빈 칸인 열차가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증차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진접선 열차 운행을 담당하는 서울교통공사 측은 배차 간격이 당초 계획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시의 위탁을 받아서 열차를 운영하는 만큼 협약 사항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교통공사가 배차간격을 임의로 늘리거나 좁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협약에 따르면 4호선 열차 4대(코레일 소유 2대·서울교통공사 소유 2대) 중 1대만 남양주 진접역까지 운영한다. 배차 간격은 혼잡시 기준 10~12분, 그외 최대 20분”이라며 “다만 11월에 열차 고장이나 운행 장애가 몇몇 발생하는 바람에, 문제 해결을 위해 운행 계획을 일부 조정하다보니 동맥경화처럼 배차시간이 밀리는 일이 있었다. 이에 남양주 시민들의 체감상 대기시간이 더 길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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