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난다 긴다 하는 곳 다 떨어지는데…왜 이 아파트는 끄떡없지?

뉴스 글=삼토시(강승우)
입력 2022.11.21 15:36

[데이터로 읽는 부동산] 대세 하락장에서도 집값 잘 버티는 아파트

[땅집고] 올해 들어 전국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조선DB


[땅집고] 지난 4년여 동안 연이어 오르던 집값이 올해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핵심 지역마다 대장주 역할을 하던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하락한 거래가 속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런 대세 하락장에서도 집값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는 아파트가 따로 있을까요. 그렇다면 어느 지역에 있는 아파트며, 집값 방어력이 유독 탄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에서 가구수가 가장 많은 아파트 상위 20곳을 추려, 각 단지 34평(전용 84㎡) 평균 실거래가 추이를 2021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정리해봤습니다.

다만 각 분기마다 해당 분기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한 ‘이상 거래’는 통계에서 배제하고, 증여 등 특수거래 여지가 있는 직거래 역시 제외했습니다. 국민평형인 전용 84㎡가 없는 단지의 경우 다른 주택형으로 대체했습니다. 해당 분기에 거래가 아예 없어 실거래가 평균을 낼 수 없는 단지도 있었고요.

[땅집고] 서울 대단지 아파트 20곳 평균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헬리오시티’, ‘은마’, ‘잠실주공5단지’…. 언론에서 워낙 대서특필하는 고가의 아파트들이라 익숙하실겁니다. 그런데 평균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상당수 단지들이 지난해 1년 동안 보여줬던 집값 상승폭을 반납한 점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해 4분기 평균 실거래가가 32억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 평균은 26억8000만원으로 뚝 떨어졌죠. 마찬가지로 강동구 ‘고덕아르테온’은 올해 2분기 19억8000만원에서 3분기 15억8000만원으로, 3개월 동안 평균 가격이 4억원 하락했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폭락 거래 사례가 바로 이들 단지에서 나온 거겠죠.

이런 가운데 최고 평균가와 올해 3분기 평균가 격차가 5% 이하로 ‘선방’하고 있는 아파트가 유독 눈에 띕니다. 바로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과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인데요.

먼저 ‘남산타운’은 총 5150가구 대단지로, 지하철 3·6호선이 지나는 약수역과 6호선 버티고개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10여분 정도면 광화문 업무지구 권역에 속하는 을지로·종로 일대까지 도착합니다. 집값 추이도 한번 볼까요. 지난해 1분기 평균 13억9000만원에 거래되다가 4분기 15억까지 올랐는데, 하락장에 들어선 올해 3분기에는 15억9000만원으로 평균가가 되레 올랐습니다.

소위 ‘마래푸’로 통하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어떨까요. 이 단지는 총 3885가구 규모면서 핵심 업무지구인 광화문·공덕·여의도 출퇴근이 편리한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습니다. 평균 실거래가가 지난해 4분기 18억9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는데, 올해 3분기 17억9000만원으로 딱 1억원 낮아지는데 그쳤네요. 집값이 5.2% 정도 빠진 셈인데, 앞서 ‘잠실주공5단지’와 ‘고덕아르테온’이 각각 16.3%, 20.2% 정도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집값 방어를 매우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을 ‘5대 권역’으로 나누곤 합니다. ▲동남권 ▲서남권 ▲도심권 ▲동북권 ▲서북권인데, 이 중 아파트 가구수 당 사업체 근로자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 바로 도심권입니다. 도심권은 아파트 한 채당 사업체 근로자수가 10여명이라면, 나머지 4곳은 2~3명 수준이거든요. 따라서 이런 도심권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한 ‘남산타운’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두 곳 모두 직주근접 경쟁력이 우수해 집값 방어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볼 수 있겠습니다.

[땅집고] 서울 강남권 대장주 아파트 4곳 평균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그럼 강남 업무지구 직주근접 단지들은 어떨까요. 강남·서초구에서 가구수가 가장 많은 4개 단지를 별도로 추출해서 평균 실거래가를 집계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폭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는 다른 지역 아파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지난해 최고 평균 실거래가가 4분기 36억8000만원이었는데, 하락장에 진입한 올해 2분기 집값이 38억4000만원으로 되레 올랐습니다. 이어 3분기에는 37억8000만원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집값이 1.5% 떨어졌으니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겠죠. ‘도곡렉슬’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1분기 기록했던 최고 평균가 31억30000만원에서 올해 3분기 29억6000만원으로 불과 5.4% 낮았습니다.

결국 하락장에서는 직주근접 경쟁력이 우수해 실수요가 풍부하게 유지되는 지역의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잘 버틴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됩니다. 반면 상승장에서 호재가 집값에 선(先) 반영돼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크게 벌어진 곳이라면, 하락장에서 비교적 가격 하방 압력을 크게 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모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은 요즘 부동산 시장입니다. /글=삼토시(강승우), 편집=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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