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둔촌주공 34평을 13억원에 분양한대요. 이 분양가, 싼 건가요 비싼 건가요?”
올해 전국 분양시장의 최대어이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분양가가 확정됐다. 16일 강동구청이 조합에 통보한 평균 분양가는 3.3㎡(1평)당 3829만원.
이 금액을 국민평형(전용 84㎡)에 적용하면 분양가는 13억원 정도가 된다. 59㎡(25평)은 9억5000만원쯤으로 추산된다. 조합은 오는 2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뒤, 12월 5일 특별공급, 6일 1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분양 일정을 코앞에 두고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둔촌주공 분양가가 비싼지, 혹은 합리적 금액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 청약이 망설여진다는 말이 나온다. 땅집고가 따져봤다.
■84㎡ 13억?…“헬리오시티보단 싸고, 인근 시세와 비슷”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이달 강동구 아파트 시세는 3.3㎡당 3824만원이다. 둔춘주공 평균 분양가(3829만원)가 시세보다 단 5만원 비싸 변별력이 없다.
다만 둔촌주공 84㎡ 분양가가 13억원 정도라 중도금 대출 기준선인 12억원을 초과하는 바람에 체감상 고분양가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실제로 유튜브 땅집고TV 구독자와 시청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참여자 1만1000명 중 8760명(79%)이 둔촌주공 분양가가 ‘비싸다’고 답했다. 분양가가 ‘적당하다’는 1190명(12%), ‘저렴하다’는 의견은 1050명(9%)에 불과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이 총 1만2000여가구 매머드급 단지인 점을 고려하면, 상품성 측면에서 인근 송파구에 있는 초대형 아파트인 ‘헬리오시티’(9510가구·2018년) 가격과 비교해봄직 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23억8000만원 최고가에 팔리던 ‘헬리오시티’ 84㎡는 부동산 침체기인 올해 11월 18억5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이 가격과 비교하면 둔촌주공 84㎡ 분양가(13억원)가 5억5000만원 저렴하긴 하다. 다만 강동구와 송파구의 입지 경쟁력을 감안하면 추후 둔촌주공 가격이 헬리오시티만큼 오를 것인지에는 의문표가 붙는다.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와 비교해보면 ‘딱 시세 수준’이다. 규모 면에서 격차가 크긴 하지만, 인근 800가구 규모 ‘둔촌푸르지오’가 올해 2월 13억3500만원에 팔렸다. 또 둔촌주공 코 앞 거리에 이달 분양한 ‘더샵파크솔레이유’ 최고 분양가가 13억2433만원이다. 주변 시세를 보면 둔촌주공에 청약 당첨되더라도 수억원 차익을 거둘 수 있는 ‘로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둔촌주공 청약 성적 주목…미계약분 발생 가능성은?
최근 서울에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단지들 청약 결과로도 둔촌주공 분양가가 적정한지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시세와 비슷하거나 되레 비싼 가격에 분양하더라도 청약자가 몰렸다면, 해당 금액이 시장에서 수용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달 15일 서울 중랑구에 ‘중화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이 분양했다. 총 1055가구 중 336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209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6.22대 1이었다. 이 단지는 전용 84㎡기준 분양가가 9억원 후반대로 중랑구 시세 대비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청약자 모집에는 성공한 셈이다. 둔촌주공 인근 ‘더샵파크솔레이유’도 이달 고분양가 논란을 겪었지만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4.75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청약 결과를 참고하면 둔촌주공도 청약 모수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새아파트가 귀한 서울에 분양하는 아파트인데도 경쟁률이 이 정도에 그친 것은, 부동산 하락장이 아니었다면 거의 ‘폭망’ 수준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선 둔촌주공이 청약 미달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계약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34평 중도금 대출 불가, 현금 10.4억 필요
둔촌주공 분양에 당첨되더라도 대금 마련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84㎡ 모든 타입이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 이에 추정 분양가가 9억5000만원 정도여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전용 59㎡에 청약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 둔촌주공 84㎡에 청약하려면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춰야 할까. 청약당첨자들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한 분양대금의 80%, 즉 10억40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발코니확장비, 옵션비, 취득세 등 각종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1억원 정도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일각에선 생애최초라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어 분양대금 중 10억원 정도는 대출을 통해 수월하게 마련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생애최초 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1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출금리가 7% 정도라고 할 때 연 소득이 1억2000만원 이상이어야 6억원을 다 대출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생애최초를 활용해 ‘풀 대출’을 받더라도 최소 7억원은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저 돈(분양가)이면 조금 더 보태서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나 헬리오시티를 사겠다”, “조합원들끼리 싸우다 생긴 손실분을 일반분양자에게 떠넘기다 보니 저런 분양가가 나온 것 같다. 분양 받은 순간 호구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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