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스의 현장일선] 밖에서는 놀리는 도시 송도, GTX 없어도 괜찮아?
[땅집고] “인천 송도? 그 멀리까지 어떻게 가냐?”, “거기 원래 바다 아니야?”, “송도는 미분양의 무덤이라던데?”….
2017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검색하면 나오는 반응들입니다. 5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송도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1년 만에 집값 반토막’, ‘전국에서 집값 하락률 1위 기록’ 등, 역시 다소 부정적인 상황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하면서 송도 굵직한 아파트마다 최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한 실거래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입주한 ‘더샵송도마리나베이’ 84㎡는 올해 4월 11억4000만원에서 9월 6억6000만원으로, 집값이 5개월만에 무려 42.1% 떨어졌습니다. 또 ‘송도더샵센트럴시티’는 지난해 8월 11억5000만원에서 올해 10월 6억4000만원으로 집값이 내려앉았습니다. 1년 2개월동안 집값 하락률이 44.3%를 기록한겁니다.
대외적 인식은 이러하지만, 아직도 인천 지역 내에서 송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사뭇 다른 점이 주목됩니다. 널찍하고 깔끔한 대로변을 따라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있는 모습과, 고즈넉하게 조성된 센트럴파크 호수를 거니는 이 곳 주민들을 바라보노면 우리나라에서 이만한 부촌(富村)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오기 때문인데요. 오죽하면 인천 부동산 시장에서 “송도는 인천이 아니라 ‘송도’다”란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자족도시·교육도시 송도, 혼자 있어도 괜찮아
송도는 자족도시입니다. 통상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입지 경쟁력을 판단할 때 서울 핵심 업무지구인 강남·여의도·광화문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여부를 점치곤 하는데요. 하지만 송도는 서울까지 거리를 굳이 따지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송도는 서울 의존도가 낮은 도시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경기 성남 판교는 관악구보다 서울 중심에서 더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주택 가격은 관악구의 2배 정도 비싸죠. 판교가 IT기업이 몰려있는 테크노밸리를 끼고 있는 자족도시라서입니다. 이 일대 아파트를 찾는 고소득 직장인이 그만큼 많으니, 이런 수요가 집값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입니다.
송도는 바이오 산업도시입니다. 바이오로 유명한 회사들을 떠올려볼까요. 송도 5공구를 중심으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연구소가 이미 자리를 잡았거나, 향후 2년 내 들어올 예정입니다. 연세대, 한국외대 등 명문대 캠퍼스와 극지연구소 등 연구시설도 송도에 있습니다. 고소득 전문가가 계속 몰리는 고부가가치 바이오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송도는 장기적으로 현재의 판교와 유사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어 보입니다.
송도는 교육도시기도 합니다. 먼저 1공구에는 다수 연예인과 정치인 자녀들이 재학 중인 채드윅송도국제학교가 있는데요. 12년 교육과정으로 미국 학력을 인정하는 곳인데, 최근 2년여 동안 코로나로 인해 해외 체류 경험 없이도 미국 채드윅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입학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합니다. 이 학교를 겨냥한 입시학원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송도 학원가가 조성됐습니다. 이 밖에 연세대 등 명문대 캠퍼스들도 있으니 교육 도시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송도는 ‘친구들’이 있어서 괜찮아
송도와 인근 청라 및 영종도, 이 세 지역을 묶어 ‘인천경제자유구역’이라고 합니다. 모두 과거에는 갯벌 혹은 허허벌판이었던 곳이라 지역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요. 하지만 이 기억에 머문다면 마찬가지 논리로 서울 잠실은 뽕밭이고, 여의도는 모래섬에서 벗어날 수 없겠죠.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구성하는 세 지역이 맡은 역할을 알아볼까요. 송도는 바이오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합니다. 개발한 제품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 세계에 항공으로 운송하고요. 인천 북항의 선박을 타고 물품들은 청라의 물류센터를 통해 송도를 포함한 전국에 운송되죠.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세 도시가 서로 각자의 업무를 분담하며 제 역할을 다 하는 ‘송도 네트워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GTX-B노선, 너만 있으면 금상첨화
향후 송도에 날개를 달아줄 호재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이 꼽힙니다. GTX-B노선은 인천대입구역에서 시작해 서울 여의도·용산·서울역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역까지 총 82.7㎞로, 수도권을 동서로 연결하는 노선인데요. 지금도 송도에서 서울 강남으로 가는 광역버스가 있긴 하지만, GTX-B노선이 개통하면 강남권 접근성이 크게 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거시적으로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고 금리가 연달아 상승하고 있어, 송도 집값도 악재를 피하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송도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바이오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점을 감안하면, 때로는 집값에 흔들림이 있더라도 송도 자체는 참 괜찮은 도시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송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 편집=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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