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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 20년 만에 처음"…'강남4구' 강동구도 집값 반토막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2.11.18 13:25
[땅집고]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전경./배민주 기자


[땅집고] "고덕동에 한겨울이 벌써 찾아온 것 같아요. 1년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극적으로 떨어질 거라고 누가 감히 예상했겠어요?"

'강남4구'로 불리며 집값 고공행진으로 부러움을 샀던 서울 강동구도 최근 부동산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강동구 대장아파트인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에서도 수억원 하락한 급매가 나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73㎡은 이달 7일 9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해 8월 거래된 같은 면적대 최고가인 16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7억6000만원이 떨어졌고, 2020년 5월 거래 가격인 13억2000만원과 비교해도 4억2000만원이 하락했다.

고덕그라시움과 함께 강동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4월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 전용 84㎡은 19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반년 새에 6억5500만원이 빠졌다. 2019년 12월 첫 입주 이후 처음 거래된 가격은 2020년 4월 기준으로 14억원이었다.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도 하락 거래가 나왔다.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59㎡는 작년 2월 14억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8일엔 4억6000만원이 떨어진 9억5000만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동일 면적 매물은 2020년 6월 10억 4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집값 하락이 딱히 유난을 떨 일은 아니다. 다만 강동구의 하락폭이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 크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14일 기준 주간 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46% 하락했다. 강동구는 서울 평균보다 0.03% 더 높은 0.49%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최근 4주간 서울 평균 변동률과 비교해 강동구 집값 낙폭이 0.03%~0.11% 더 컸다. 강동구에서는 특히 암사와 고덕 대단지를 중심으로 낙폭이 두드러졌다.

[땅집고]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인근 공인중개소에 걸린 매물 내역. 매매 거래가 얼어붙자 10억원의 초급매 매물이 등장했다. /배민주 기자


고덕동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실제 하락세가 뚜렷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집 보유자들의 문의만 들어올 때면 꾸준히 가격이 하락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그 반대로 구매 의지가 있는 매수자들의 가격 문의가 올 때 하락장이 끝나가는 것을 느낀다"며 "매수 문의 연락을 받은 게 한 달 전쯤이니 사실상 전자인 상황이다. 20년간 고덕동에서 중개업을 했는데 이렇게 급격하게 가격이 하락하는 건 처음이다"고 했다.

실제로 고덕그라시움 인근 중개소에는 전용 84㎡ 매물의 경우 ‘10억원’의 초급매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매물과 같은 평수의 매물은 지난 10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 6일에는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초급매로 나오긴 했지만 ‘10억원’은 한 달 사이에 6억5000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1년 전인 작년 10월 20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매물이기도 하다.

고덕동의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갈아타는 수요는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적정 매매가를 점쳐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지만 얼마나 떨어질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섣불리 매매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부동산 매수 심리를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와 관련해 그는 “겨우 이 정도 규제 해제로 시장이 움직일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강동구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이유에 대해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동구가 워낙 집값 상승 속도가 빨랐던 지역이라 하락세도 이와 같은 속도를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입주물량이 많았던 대단지이기 때문에 매물 수 자체가 많아 급매물도 더 빠른 속도로 나온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최근 화제가 된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73㎡가 9억원에 매매된 거래 사례는 실제 시세가 반영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고덕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 전용 73㎡ 매물이 9억원에 거래된 사례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가족 간 직거래로 보인다. 초급매가를 고려하더라도 같은 평수 매물의 시세는 10억원 후반에서 11억원 초반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해당 거래는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한 매매로 확인됐다.

현행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서 시가와의 거래차액이 3억원을 넘지 않고 시가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상으로 차이가 나지 않으면 '정상매매'로 간주한다. 요즘처럼 거래가 많지 않고 가격 하락폭이 큰 시점에서는 절세를 목적으로 하락한 시세를 기준으로 3억원을 낮추거나 시가의 30% 중 더 적은 금액을 택해 양도하는 방법으로 거래하기도 한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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