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얼마 전까지도 택배 때문에 그 난리가 났었는데 요샌 정말 잠잠하네요.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은 2019년 준공한 53 개동, 총 4932가구로 고덕동 일대에서 가장 큰 아파트다. 작년 10월 속칭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가 강동구에서 사상 처음 20억원 넘는 가격에 팔리면서 명실상부한 대장 단지에 올랐다.
그런데 지난해 4월 고덕그라시움은 이른바 ‘택배 갑질’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안전 사고와 보도 훼손이 우려된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단지 내 택배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지하 출입구를 이용하거나, 손수레로 각 세대까지 배송하라고 요구한 것. 그러자 택배회사들이 개별 배송 중단을 선언하고 1000여 개에 달하는 택배 상자를 아파트 입구까지만 배송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년여가 지난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고덕그라시움은 ‘뜻밖의(?) 방법’으로 갈등을 거의 해소했다. 바로 배송 로봇과 저상 차량 도입이다. 우선 택배사들이 저상 탑차로 물건을 배송하면서 1차적인 갈등 요인을 제거한 상태다. 고덕그라시움 입주민 측은 근본적인 택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지 안에 배송로봇을 들였다.
고덕그라시움 관리사무소 측은 올해 KT와 자율주행 배송로봇 시범 도입에 합의하고 2년 동안 서비스를 시작했다. 운영 지역은 101~139동 등 1블록 일부 구역이다. 배달앱을 통한 음식 배달이나 단지 내 상가에 있는 편의점, 식당, 빵집 등지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로봇이 문 앞까지 배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배달 음식의 경우 택배원들이 단지 내 ‘드롭존’에 음식을 갖다 놓으면 KT 측이 로봇에 음식을 실어 각 가정으로 배달한다. 아직까지는 기술상 문제로 배달 음식이나 편의점 물품 등 일부 품목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모든 택배를 배달할 계획이다.
다만 입주민들이 아직까지 로봇 배송 서비스에 익숙치 않아 이용률은 저조하다. 50대 주민 A씨는 “단지 안에 로봇이 돌아다니는 걸 종종 보는데, 앱을 통해 이용하는 법을 잘 몰라서 실제 배달을 시켜보지는 않았다”며 “주로 모바일 사용이 익숙한 젊은층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주민 B씨는 “아직 로봇 배송이 익숙치 않아서 써본 적은 없지만, 퇴근 길에 배달 중인 로봇을 마주칠 때마다 신기하고 편리해 보인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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