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규제 해제된 이후에 중개사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의왕시 내손동 갭 1억~1억5000만원 짜리 매물이 있냐’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매도자들도 규제가 해제된 이후에는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다주택자 지위를 유지하려는 사례가 늘어나서 쉽게 거래가 늘 거 같지는 않아요.”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

서울과 경기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시장에 풀렸던 매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규제지역 추가 해제가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난 17일 현재 전국 아파트 매물은 1만4000건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꺼져가는 부동산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금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탓에 매수세는 잠잠하고 매물만 줄어든 상황이라 시장 분위기가 상승 반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서울과 과천·성남·하남·광명 등 서울 인접 경기 일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다주택자 종부세·취득세 부담이 줄어든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인 경우 종부세율이 1.2%~6%까지 적용되지만, 규제가 해제되면 과세표준에 따라 0.6%~3.0%가 적용된다. 취득세의 경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주택자가 되는 순간 두번째 주택 취득세는 8%를 적용받지만 비규제지역에서는 1~3%로 일반 세율이 적용된다. 대출 한도도 늘어난다. 주택담보대출의 LTV(담보인정비율)는 50%에서 70%로 DTI(총부채상환비율)는 50%에서 60%로 상향조정된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만 3차례에 걸쳐 규제 해제 지역을 확대하자 그동안 꾸준히 증가했던 매물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천·경기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9월 전후를 기점으로 꾸준히 늘었고 올해 하반기 줄곧 14만~15만건대를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인천의 매물은 2만6903건, 경기의 매물은 11만6244건으로 집계됐다. 규제 해제 이전인 9일에 비해 인천은 0.2%(35건), 경기는 0.7%(741건) 감소했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각각 1.5%(410건), 1.8%(2124건) 증가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실제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비조정대상지역으로 바뀌면서 세금 부담이 완화되고 대출 규제도 일부 완화되면서 급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수원 영통구 매탄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B씨는 “일시적 2주택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급하게 매물을 팔려고 했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규제가 해제되면서 대출이 더 나오는데다 2주택자라도 종부세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다주택 지위를 유지하려는 매도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 조치로 시장 흐름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9%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이 정부의 그 어떤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상쇄해 버리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DSR 규제가 여전해 대출받기가 쉽지 않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매수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꼬마빌딩, 토지 매물은 ‘땅집고 옥션’으로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 국내 최고의 실전 건축 노하우, 빌딩 투자 강좌를 한번에 ☞땅집고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