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동산 시장 참여자 10명 중 8명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의 분양가가 비싸다고 답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둔촌주공 분양가를 두고 ‘고분양가’ 인식이 확산하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분양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공단과 조합의 갈등으로 공사 중단 사태에 이어 최근 ‘이웃집 주방뷰’ ‘옆집뷰’ 등 설계 논란이 불거지더니 일반분양자의 분양 수익으로 조합의 손실을 메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땅집고가 16일 유튜브 땅집고TV 구독자와 시청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 1만1000명 중 8760명(79%)이 둔촌주공 분양가가 비싸다고 답했다.

분양가가 적당하다는 의견은 1190명(12%), 저렴하다는 의견은 1050명(9%)에 불과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청은 분양가심의원회를 거쳐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평균 분양가를 3.3㎡당 3829만원으로 확정해 조합에 통보했다. 확정 분양가를 전용 84㎡에 적용하면 분양가는 약 13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용 84㎡ 분양가가 12억원을 넘기게 되면서 중도금 대출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전용 59㎡ 추정 분양가는 9억5000만원 수준이어서 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둔촌주공이 강남3구에 속하지 않는데도 전용 84㎡가 12억원을 넘자 ‘고분양가’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둔촌주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급지로 꼽히는 단지들의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저 돈(분양가)이면 조금 더 보태서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나 헬리오시티를 사겠다. 둔촌은 송파구도 아닌 강동구” “싸다고 샀을 때 한 두달 후 고점이 될 것, 둔촌은 오늘이 제일 비싸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건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 내분에 따른 공사비 증액과 설계 논란 등도 입길에 올랐다. 당초 둔촌주공 분양가는 2020년 HUG(주택도시보증공사) 고분양가 심사를 받을 당시 3.3㎡당 29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조합 내분과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시공사와의 갈등을 겪은 뒤 2년 만에 분양가가 900만원 이상 오른 3.3㎡당 3829만원으로 결정됐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로얄동, 로얄층은 조합원 몫이고 일반분양은 5층 이하에 ‘옆집뷰’인데 분양가는 어이없는 수준” “조합원들끼리 싸우다 생긴 손실분을 일반분양자에게 떠넘기다 보니 저런 분양가가 나온 것, 분양 받은 순간 호구된다” “옛말에 어르신들이 유치권 붙었다 떨어진 아파트를 조심하라고 했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오는 2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다음 달 5일 특별공급, 6일 1순위 등 일반분양을 시작한다. 당첨자 발표는 12월 14~15일이며, 계약은 내년 1월 3일부터로 예정돼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4786가구에 달한다. ▲전용 29㎡ 10가구, ▲전용 39㎡ 1150가구, ▲전용 49㎡ 901가구, ▲전용 59㎡ 1488가구, ▲전용 84㎡ 1237가구 등이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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