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요즘 거래가 잘 안되는 걸 알지만, 도저히 버틸 힘이 없어요. 이러다 부부가 같이 우울증에 걸리겠어요."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A씨의 사연이다. 자신을 '영끌족'이라고 밝힌 A씨는 "집을 매도하고 빚을 청산하면 남는 돈도 없다"며 "집을 팔아야 하는데 집이 팔리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경우)' '빚투족(빚을 내 투자한 경우)'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서울은 물론, 전국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주택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으면서 매도 물량이 쌓이고, 결국 매도자들끼리 '급매 경쟁'을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처럼 대출 이자로 인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는 실정이다. B씨 역시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지난해 '영끌'로 '고점 매수'를 택한 B씨는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B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매대금 5억원 중 2억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현재 그는 월급 600만원 중 150만원을 이자로 지출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상황에서 원리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B씨의 부담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B씨는 '매매한 집이 실거주 1채인 만큼 버텨야 할지' 혹은 '지금이라도 팔고 전월세를 가야할지'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전쟁이 끝나면 가격은 금방 복구될 것" "월급 대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원리금이다" 등 '버텨야 한다'는 의견과 '집값이 더 떨어질 지 모르니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7%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008년 12월(-1.39%)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0.81% 떨어졌다.
단 며칠 사이에 매매가 수억원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인천 송도신도시 한 신축 아파트는 이틀 새 2억6000만원이 떨어졌다.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이달 10일과 12일 각각 8억6000만원, 6억원에 거래됐다. 두 건 모두 20층 이상 매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2월 12억4500만원에 팔렸었다.
서울 신축 아파트도 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아파트 전용면적 73㎡은 지난 7일 9억원에 직거래됐다. 이 평형대 가격은 지난해 8월 1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작년과 올해 고점을 비교해도 확연히 드러났다. 올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올해 최고 매매가가 작년 고점보다 낮은 비율은 50.9%(4086건 중 2081건)로 절반이 넘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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