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를 입은 지 3개월이 지났어도, 지적장애 3급인 신지은(가명)씨는 아직 마룻바닥에 앉거나 누울 수 없다. 올해 여름 폭우가 쏟아질 당시 그의 집에도 발목까지 물이 차면서 마루가 썩어버렸기 때문이다. 장판과 벽지는 원래 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곰팡이가 뒤덮혔고, 코를 찌르는 냄새를 풍긴다. 신씨는 거동이 불편해 일을 못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다니지만, 집 수리는 커녕 몇달재 공과금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이같이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주거안전 취약계층을 위해 나선다.
시는 대우건설, 한국해비타트와 '주거안전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는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형주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정원주 대우건설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반지하주택 등 주거안전 취약가구 발굴 ▲주거안전 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환경 맞춤형 개선 ▲민·관 협력사업 확산을 위한 참여기관의 사회공헌활동 홍보 등을 골자로 한다.
시는 반지하주택 실태조사 등을 진행해 지원대상을 발굴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 지원을 맡는다. 대우건설은 사업비 2억원을 후원하고 임직원 봉사활동 등을 추진한다. 한국해비타트는 가구별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시행한다.
지난달 서울시는 반지하주택 두 가구를 시범 선정해 현장 조사와 거주자 면담 등을 진행했으며, 다음 달 초 입주를 목표로 집 수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시는 실태조사 대상 중에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된 2가구를 우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범지인 서대문구 북아현동, 강서구 화곡동 반지하주택 2가구에는 빗물 유입을 막을 외부 물막이턱과 침수·화재경보기 등을 설치해 거주자 안전을 강화한다.
특히 지체장애인이 거주하는 화곡동 반지하 주택의 경우 실내에서 휠체어 이용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없애고, 욕실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장애물 없는(Barrier Free)’ 생활환경을 조성한다.
시는 앞으로 민·관 협력사업 추진 시 반지하주택 특성을 고려해 침수나 화재 등 재난 위험 뿐 아니라 환기, 위생, 채광 등 주거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주택 성능개선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앞으로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해 주거환경 개선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제2, 제3의 대우건설, 한국해비타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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