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여수 43층 아파트 공사현장 흙막이벽 붕괴 원인도 '부실시공'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2.11.04 17:20

[땅집고] 전남 여수시 웅천동 '여수 웅천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 생활형숙박시설 현장에 바닷물이 대거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공사 현장에 바닷물이 와르르 쏟아졌는데…. 저 땅에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겠나 싶더라고요.”

이달 2일 오후 4시경 전남 여수시 웅천동에 최고 43층 높이로 짓는 생활형숙박시설 ‘여수 웅천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 공사 현장에 바닷물이 대거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해수가 들이닥친 터라 추가 사고를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여수 웅천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는 남해 바다로부터 직선으로 불과 380m 떨어진 곳에 들어선다. 이 때문에 분양 당시 거실창으로 ‘오션뷰’가 가능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고 43층, 총 496실 규모로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터파기 작업을 하던 중 공사장 외벽을 감싸고 있던 흙막이벽이 무너져내리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흙막이벽이란 건물 지하를 공사할 때 주변 흙이 무너져내리지 않도록 설치하는 가설 벽이다. 현장에 설치된 벽은 높이 5m, 길이 50m 규모였다. 이 벽이 ‘쾅’ 소리와 함께 무너지면서 푹 파여있는 현장 지하에 인근 바닷물이 유입되기 시작됐다. 사고가 터진지 3시간도 안 돼 공사장은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다.

여수시와 토목구조기술사, 건축사 등으로 구성한 민관합동조사단이 현장에 대한 긴급 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설사가 흙막이벽을 부실 시공한 것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흙막이벽이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만조 수압을 못 견디고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현재 침수된 '여수 웅천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 현장에 토사를 메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수시


사고 당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추가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해당 부지가 매립지인데 이번에 대량의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지반 침하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여수시가 현장 인근 상가 건물 6개를 통제하고, 100여명을 대피시켰다.

사고 이후 레미콘 60대가 동원돼 무너진 현장에 토사를 메워 바닷물 유입을 차단했다. 여수시는 이 곳에 과연 최고 42층 높이 4개동 건물을 짓는 데 문제가 없을지 구조물 진단을 실시한 뒤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여수시민들 사이에선 “안그래도 바닷가와 너무 가까운 위치라, 저 곳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이 가능할지 걱정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라는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공사장과 주변 건물들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된 뒤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사고가 나기 하루 전인 지난 1일부터 공사장에 물이 유입된다는 민원이 접수됐는데도,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사도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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